대한축구협회, 2023 AFC 아시안컵 유치 추진
월드컵보다는 흥행 우려, 지차체 의지 중요
대한민국이 내년 열리는 아시안컵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내년 열리는 ‘2023 AFC 아시안컵’의 한국 유치를 위해 이달 30일 마감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유치국 협회 의향제출에 앞서 20일부터 국내 각 지차체를 대상으로 개최 의향 접수를 시작하고 본격적인 유치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내년 아시안컵은 당초 중국에서 열리기로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중국이 지난 5월 개최권을 반납해 개최지를 새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아시안컵 개최 도전은 지난 2일 브라질전 직관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으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윤 대통령은 당시 한국과 브라질 축구대표팀 간 친선경기 관람에 앞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등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서 정 회장과 이 대표가 “중국이 포기한 2023 아시안컵을 개최해보자”고 제안하자, 윤 대통령은 “적극 추진하라”고 배석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지난 1956년 창설된 아시안컵은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아 최고 권위의 국가대항전이다.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에는 준우승만 네 차례 했을 뿐, 한 번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매번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한국이지만 원정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는 상대 텃세와 낯선 환경 적응에 실패하면서 번번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 1960년 서울효창운동장에서 2회 대회를 개최한 이후 단 한 번도 국내에서 아시안컵을 치른 적이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을 비롯해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빼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정작 아시아 무대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이란, 일본 등에 밀리는 형국이다. 한국이 진정한 아시아의 강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시안컵 우승이 필요하다는 게 축구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만약 홈에서 아시안컵을 개최할 수 있다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뤘듯이 우승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현재 아시안컵은 일본, 카타르, UAE, 호주가 유치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2019년)와 호주(2015년)는 최근에 아시안컵 유치에 나섰기 때문에 한국이 유리할 수 있다. 여기에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과 그 때 지어졌던 수준급 월드컵경기장 등 인프라도 훌륭하기 때문에 유치 가능성은 충분하다.
변수는 지차체 의지다. 아무래도 아시안컵 참가국의 경기력과 수준이 월드컵보다는 못하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우려도 있다. 만약 한국이 개최국으로 최소 결승까지 오르지 못한다면 낭패다.
과연 한국서 63년 만에 아시안컵이 다시 열릴 수 있을지 대한축구협회 등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