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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임박, 'DSR 강화'에 구매력 뚝…집주인 매도행렬 나서나


입력 2022.07.05 06:10 수정 2022.07.04 16:53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매물 적체' 서울 등 수도권 지역, 매물량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어

"집값 추가 하락 전망에…기대 수익 실현 위해선 지금 팔 수 밖에"

서둘러 집을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시스

서둘러 집을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고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p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지금 팔아야 그나마 제값을 받는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다. 향후 구매력이 더욱 약화되면서,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매매 매물은 6만33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3660) 대비 2만건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달과 이달 들어 매물건수가 단 한번도 6만 건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경기도는 전년 같은 기간(6만7046)과 비교해서 80% 늘어난 12만1051건을 기록하며 2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인천의 경우 매매 매물이 2만6858건이나 쌓였는데, 전년 동기(1만2709건) 대비 111.3% 폭증했다. 아실이 집계를 시작한 2020년1월 이후 가장 많은 매물이 쌓여있다.


이는 시장의 침체 상황과 무관치 않다. 집값 하락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매수에 신중해 지면서, 살 사람 보다 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4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주 전(88.1)보다 1.1p 하락한 87.0으로 집계됐다. 8주 연속 지수가 하락했다. 수급 지수 기준값인 100을 밑돌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매수세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집주인들이 대거 '매도 행렬'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달부터는 DSR 규제강화돼 대출 받기는 더욱 까다로워졌다. 기존에는 2억원 초과 대출자(2단계)에 대해서만 규제가 적용됐으나, 7월부터는 총대출액이 1억원만 넘어도 규제 대상이 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비은행 50%)를 넘으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거기다 기준금리 '빅스텝'도 기정사실화 되고 있어, 상환 부담에 대한 우려 역시 한층 커진 상황이다. 만약 미국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금리차가 벌어지게 된다. 한은은 환율방어를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갈수록 수요자들의 구매력은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노원구 중게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버티기 쉽지 않은 사람은 지금이라도 팔아야 한다"거나 "어차피 팔 거면 지금 팔겠다"는 글들이 게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서둘러 매도에 나서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인상 등이 이뤄지면 구매력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서둘러 매도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매물을 받아줄 매수자들이 없다는 얘기인데, 다주택자들이 기대했던 수익 실현을 하려면 지금 내놓는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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