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전망 대비 수입차 판매량 크게 감소
'1만대 클럽' 가입 브랜드 숫자도 줄어들 듯
벤츠·BMW·아우디·볼보·폭스바겐·미니 등 확실시
지난해 가입했던 '지프'는 반매량 45% 급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온 수입차 브랜드들이 올해 들어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 내내 지속된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하반기에는 경제 위기 불안감까지 겹치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수입차 '1만대 클럽'에 가입하는 브랜드의 숫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총 13만1009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4만7757대)에 비해 1만6748대(약 13%) 감소한 것이다.
올초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올해 수입차 내수 판매량이 2021년 대비 4.9% 늘어난 32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던 것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브랜드별 판매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일제히 줄었다. 7년 연속 수입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총 4만2170대를 판매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3만9197대를 팔았다.
벤츠와 BMW 다음으로 판매량이 많은 아우디도 지난해(1만798대)에는 상반기를 지나며 진작에 '1만대 클럽' 가입을 예약했으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8470대에 그쳤다. 이어 볼보도 7629대에서 7013대로, 폭스바겐은 8752대에서 6502대로, 미니는 6174대에서 5776대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량이 늘어난 브랜드는 BMW가 유일했다. 신규 등록 BMW 차량은 지난해 상반기 3만6261대에서 올해는 3만7552로대로 늘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7년째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벤츠와 불과 1645대 차이다.
상반기의 판매량 추세가 하반기에 그대로 이어질 경우, 올해 '1만대 클럽'은 지난해 7개 브랜드에서 6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1만대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는 브랜드는 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폭스바겐, 미니 등 여섯 개다.
지난 2019년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가입한 미니와 볼보는, 올해에도 1만대 이상판매고를 올릴 경우 4년 연속 기록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이 여섯개 브랜드에 더해 크라이슬러(지프)까지 총 7개사가 '1만대 클럽'에 들었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프가 들어 지난해(5927대) 같은 기간 대비 판매 실적이 45% 급감(3280대)하면서, 1만대 클럽 재가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제품인 랭글러와 레니게이드의 판매 부진의 영향이 컸다. 2019년에 이어 2년 만에 1만대 클럽에 재입성했으나, 1년의 영광에 그치게 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2020년까지만해도 1만대 클럽에 다수 이름을 올렸던 일본차 브랜드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름을 올리기 어려워 보인다. 일본차 브랜드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렉서스의 상반기 판매량은 지난해 4868대에서 3144대로 줄었다. 지난해엔 총 9752대를 판매해 고배를 마셨는데 올해는 판매량이 더 줄어든 셈이다.
반면, 포르쉐는 올해 상반기 4694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지프를 제치고 상반기 수입차 판매실적 7위로 뛰어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대부분의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판매 순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지만, 판매량 그 자체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와 전략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