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후 최대인 3조 R&D 지원
R&D부터 사업화 전주기 지원
기업 혁신 위한 혁신역량 확대
초격차 기술 확보 위한 도전·혁신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산기평)은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기획·평가·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전문기관으로 2009년 5월에 설립됐다.
국내·외 산·학·연에 산업기술 R&D 자금을 지원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주력산업, 미래신산업, 소재부품장비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 기술개발사업을 돕고 있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본격화,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등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는 설립 이후 최대 예산인 약 3조원 R&D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주요 중점 추진 사업으로 BIG3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온실가스 다(多)배출 업종 중심으로 산업공정 개선을 위한 탄소중립 R&D 사업과 소부장 공급망 안정화와 미래 신공급망 창출과 선점을 위한 소부장사업 등도 지원하고 있다.
산기평은 그동안 전기차용 중대형 이차전지, 자율주행차 상용화 플랫폼,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콤팩트 초고압 전력케이블, 사회적 약자 돌봄 로봇 등 산업의 핵심기술 전반에 걸쳐 뛰어난 성과 창출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R&D 이후 사업화까지 지원, 사업화 이어달리기
R&D 이후 소위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기 위해 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자금지원부터 판로개척까지 지원하고 있다.
연구 개발된 기술이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전 방위적 사업화지원 서비스'를 구축했다. 조달청과 함께 혁신제품 판로확대,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경영정상화 자금지원, 신용보증기금과 보증우대지원 등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R&D 지원 과제가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현재까지 2800억원 사업화 자금을 지원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 기재부 공공기관 혁신우수사례(협업분야)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 세계는 팬데믹 일상화와 디지털·그린 전환의 가속화 가운데 자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해 산업과 기술을 전략 자원화 하는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치열한 기술패권 경쟁의 여파는 우리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대응하고 글로벌 기술패권을 쟁취하기 위해 산기평은 ▲기업혁신역량을 강화 ▲데이터 기반 R&D기획 고도화 ▲스마트 경영 ▲도전적·혁신적 R&D를 통해 초격차 핵심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기평은 단순 R&D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이 혁신할 수 있는 혁신역량 지원도 힘쓰고 있다. 산기평 기술혁신전문펀드는 기업 R&D 활동에 대해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정부 최초 민간주도 펀드다. 지난 2020년 3월에 조성됐다.
정부출자금 없이 산업기술 R&D 자금의 예치를 담당하는 R&D 전담은행에서 출자했고 중소·중견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한다. 이 펀드는 자금 사용을 기술력 있는 기업에 집중하는 펀드다. 혁신기업 매출, 고용 신장, 인증과 사업화에 일조하고 있다.
대규모 정부R&D 전담은행 제도를 통해 금융권이 2800억원 기초 마중물을 출자했고 업종별 대·중견기업이 협력 출자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정부 재원 없이도 총 77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조성됐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민간 모범 자본이 뛰어난 혁신기업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기업 수요를 매칭하고 정부 R&D 관리 노하우를 민간에 공여하는 등 기술혁신전문펀드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도전·혁신적 R&D, 알키미스트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 프로그램형 도전·혁신적 R&D사업으로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R&D와 차별성을 바탕으로 국내 도전적 R&D 문화 확산을 선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미래 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게임체인저' 기술개발을 목표로 한다.
산·학·연 최고 전문가들로 연구팀을 구성해 개념연구, 선행연구, 본연구 등 3단계 연구를 경쟁형 방식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향후 10년간 4142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이다. 올해는 2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선발된 4개 테마의 본 연구를 지원한다. 본 연구는 매년 40억원씩 5년간 200억원 규모로 연구 진행과정에서 발생되는 파생기술 등 성과창출도 예상된다.
또한 올해 신규 테마로 노화 역전, 초실감 메타버스 시각화, 생체모방 탄소 자원화 등 3개가 추가됐다. 2025년까지 매년 3개 신규 테마를 선정해 총 16개 알키미스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독자 평가시스템·R&D 교류 플랫폼 개발…효율적 업무환경 조성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020년 3월에는 위기를 기회로 삼기도 했다. R&D 평가업무가 마비된 상황에서 비대면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온라인평가시스템 '스텔라(STELLA)'와 산업기술 R&D 교류·협력 플랫폼인 '롬(ROME)'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스텔라는 R&D 평가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평가시스템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기존 평가시스템은 연구과제 신청기관과 평가위원들이 한 공간에 모여 평가를 진행해야만 했던 반면 스텔라를 통해 화상 및 대화형 평가가 가능해져 시·공간적 제약을 한 번에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그동안 평가위원 경험과 지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도의 기획이 가능하고 최적 과제를 선정함으로써 성과를 높이는데 주력할 수 있게 됐다.
같은 해 10월 개시한 롬(ROME)에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서비스, 온라인 협업 공간 등을 추가한 '산업기술R&D 멀티 플랫폼(ROME+)'도 구축하고 있다. 평가업무 디지털 전환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 고도화된 기획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시장, 기업현황 등 입체적 정보와 분석 서비스를 통해 기술과 시장이 결합된 시장중심의 R&D 기획으로의 전환이 기대된다.
아울러 STELLA를 고도화하는 등 R&D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R&D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동시에 차세대 경영정보시스템을 확산해 디지털·데이터 기반의 효율적 업무환경을 조성한다.
단순·반복적인 업무는 로봇을 활용해 처리하고 KEIT 직원은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에 몰입 가능하도록 업무환경을 혁신하고 있다. 업무 전반의 경제성·효율성·정확성·신속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 전윤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지난 9월 7일 제5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으로 취임한 전윤종 원장은 산업부 관료 출신으로 산기평에 대한 업무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특히 디지털·그린 전환의 가속화 가운데 자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해 산업과 기술을 전략 자원화 하는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전윤종 산기평 원장은 "세계가 자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해 산업과 기술을 전략 자원화 하는 패권경쟁의 시대에서, 핵심전략기술과 산업경쟁력 강화 없이는 미래발전은 물론 지속적 생존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첨단산업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지속 창출하고, 주력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혁신하는 '산업 대전환'을 추진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 원장 또 "시장성, 창의성, 도전성 중심으로 디지털 기반의 R&D 기획을 고도화하고, 수요자 중심의 성과창출형 평가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최고의 평가단을 구성하고 평가방식을 개선하는 등 자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R&D 현장의 애로사항을 최우선으로 반영하여 연구자들의 행정 부담을 덜어주고 규제완화 차원의 기술기준을 조기에 마련, 기술혁신과 기업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 원장은 "탄소중립 핵심기술 개발, 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 등 미래전략산업의 경쟁력 확보, 우위기술의 초격차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며 "산업기술 R&D 기획·평가·관리 업무의 혁신을 통해 국가 기술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