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지수, 한 달간 22.2% 급등
선거 결과 무관 ‘IRA 폐지’ 가능성↓
미국 중간선거가 막을 올릴 예정인 가운데 결과와 상관없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주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이 승리하더라도 IRA 폐지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2차전지 관련주의 우상향과 함께 자동차주에 대한 인식 개선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며 IRA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최근 한 달(10.7~11.7) 간 22.18%(4747.65→5800.87) 상승했다. 이 기간 거래소가 산출하고 있는 전체지수 중 가장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KRX 전기차 Top 15’와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도 각각 13.41%, 7.76% 상승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IRA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의회 권력을 결정지을 중간선거는 8일(이하 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다. 선거 직전인 현재는 공화당이 민주당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분위기다.
7일 워싱턴포스트(WP)와 ABC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유권자 70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화당 지지율은 50%, 민주당은 48%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이러한 분위기 하에서 IRA 법안 재개정 가능성과 공화당 우위 의회구조가 산업에 미칠 영향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IRA 수혜주들의 상승세가 꺾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IRA는 미국 내 급등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법으로 여기에는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 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일본 등 전기차 생산국에서는 불만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IRA를 둘러싼 변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더라도 IRA 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거치고 대통령 서명까지 마친 상황에서, 이를 무효화시키려면 해당 법안에 대한 위헌 소송을 내는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세부시행령의 내용 일부를 수정·보완하거나 예외 혹은 유예 규정을 유도해 가며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 등은 시도해 볼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상하원에서 모두 IRA를 3년 유예하는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실제로 각국 정부는 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달 초 한국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미 정부에 의견서를 내고 IRA상 친환경차 세액공제 관련 요건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 통상 규범에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미 정부와 관련 문제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을 구성했고 일본 정부도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미 정부에 요청했다.
업계는 IRA 시행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선거 이후 2차전지 관련 종목은 강세 지속이 완성차 관련 종목은 저점 형성이 나타날 가능성을 점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 결과와 IRA라는 법안만 놓고 볼 때 현 상황에서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적어도 더 나빠질 것은 없는 중립적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2차전지 업종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방향성 측면에서 확신을 더해주는 소재 정도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