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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이어 금리...코스피 외인 수급불안 확대 주목


입력 2022.12.14 07:00 수정 2022.12.14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두 달간 7조 사들인 외국인, 이달 ‘팔자’ 전환

PPI·CPI 발표 이어 FOMC…매수 기조 약화

“외인 매도에 변동성 증폭...하락장 대비해야”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마친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전장보다 0.62p(0.03%) 내린 2372.40으로 장을 마쳤다.ⓒ연합뉴스

두 달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가운데 잇달아 발표되는 미국 물가지수와 금리 수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긴축 장기화와 경기 침체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르면서 외국인의 매수세를 저지하고 있는데 잇따른 대형 이벤트들로 인해 외국인들의 수급 변동성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전날인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25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면서 이 기간 코스피는 9거래일 중 6거래일을 하락 마감했다. 지난 1일 2479.84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도 2300선으로 밀려났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다 지난 10월 매수로 전환해 10~11월 두 달 동안 코스피에서 7조2220억원을 사들였다. 중국에서 이탈한 자금이 몰리는 ‘차이나 런’ 효과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 원화 강세 등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키웠다.


그러나 이달 들어 외국인이 다시 팔자세로 돌아선 것은 긴축 완화 기대감이 꺾인 영향이 컸다.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중국의 방역 완화에 따른 경제 재개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이 중국 증시로 일부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연말·연초 증시 향방을 좌우할 주요 지수들이 발표되고 있어 이들의 투자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3일(이하 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가 전년 동월대비 7.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인 10월의 전년 동기 대비(7.7%) 상승률보다 둔화된 것이자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상승 폭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3%)도 하회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 9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Producer Price Index)는 전년동월 대비 7.4%, 전월대비 0.3%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모두 웃돈 바 있다. 시장에서 예상한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 7.2%보다 0.2%포인트 더 높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이제 시선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쏠릴 전망이다. 연준은 13일과 14일 양일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14일 정책금리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관심은 연준의 내년 경제 전망과 ‘피벗’(pivot·정책 전환)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11월 PPI와 CPI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면서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 온 연준이 긴축 속도를 완화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향후 전망과 기자회견 발언 강도가 어느 정도로 나올지 주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는 10~11월 증시에 수급상 모멘텀을 제공했지만 이달에는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며 “‘차이나 런’ 대체 수요는 남아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과 환율 측면에서 매수 유인이 줄어들고 있고 12월 FOMC 이후 환율 변동성도 순매수 기조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 압력에 대해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코스피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키잡이 역할을 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였다.


당시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 국내 증시 유입으로 이어졌지만 미국 금리 인하 기대 등이 후퇴할 경우 충격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수 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는 코스피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지난주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9570억원 순매도만으로도 힘없이 무너졌는데 코스피 하락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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