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취임식 없이 업무
‘리딩뱅크’ 수성에 방점
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이 조용히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지난 6일 사임한지 9일 만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정 행장은 이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가 우선이라 별도 취임식이나 당부 메시지 없이 경영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이사회는 지난 8일 한 전 행장의 사임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 행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정 행장의 임기는 한 전 행장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2월 31일까지다.
정 행장은 그룹 내 경영 현안과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재무통’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금융환경에서 위기 대응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잇다. 특히 진옥동 회장 내정자의 신임 또한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진 내정자의 행장 첫 임기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이후 경영지원그룹장으로 발탁돼 자금 조달과 운용 등 경영 전반을 책임져왔다.
이같은 이유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신 정 행장은 안정적인 경영 전략 승계와 ‘리딩뱅크’ 수성에 박차를 가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조64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KB금융으로부터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는 경기침체 우려 속 리스크 관리와 함께 리딩뱅크 쐐기를 박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은행권 대출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이자장사’에 대한 금융권의 강도 높은 지원 압박도 잘 해결해야 한다. 당장 이날 은행권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향후 3년간 10조원 이상 추가 공급을 약속하는 공식 자료를 발표했다.
인터넷 뱅킹 ‘쏠(SOL)'은 물론 배달 서비스 ‘땡겨요’ 등 디지털 금융 사업에서도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만큼 현지 법인 사업도 속도를 올려야 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해외법인(10곳)에서 3091억26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것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정 행장은 1964년생으로 1990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경영기획그룹 상무, 소비자보호센터장, 경영기획·자금시장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