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허준우, 강이헌 작가는 지난 2018년 방송된 MBC ‘나쁜 형사’를 통해 처음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 드라마를 통해 범죄 수사물의 매력을 선보였던 두 사람은 현재 ‘꼭두의 계절’로 로맨스의 즐거움을 선사 중이다.
MBC 금토드라마인 ‘꼭두의 계절’은 죽여주는 사신(死神)과 살려주는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다. 99년마다 인간에게 천벌을 내리러 이승에 내려오는 사신 꼭두(김정현 분)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의사 한계절(임수향 분)을 만나 벌이는 판타지 로맨스다.
◆ 허준우, 강이헌 작가가 보여주는 새로운 세계관
두 사람의 첫 작품인 ‘나쁜 형사’는 연쇄 살인마보다 더 나쁜 형사 우태석(신하균 분)과 매혹적인 천재 여성 사이코패스 은선재(이설 분)의 위험한 공조 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영국 드라마 ‘루터’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연쇄 살인마를 쫓는 형사의 이야기라는 범죄 드라마의 틀은 그대로 따른다. 다만 나쁜 짓도 서슴지 않는 형사 우태석을 통해 다소 문법에서 벗어난 전개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태석의 편법적인 선택을 지켜보는 흥미도 있지만, 법의 심판이 아닌 사적 복수까지도 감행하며 다른 재미, 메시지를 남겼던 것. 이를 통해 후반부 처단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한편, 사법 시스템의 딜레마 또는 한계를 비추기도 했던 것이다. ‘이래도 되나’ 싶은 우태석의 선택들이 이어지지만, 결국에는 이것이 카타르시스로 이어지며 색다른 선사했던 ‘나쁜 형사’였다.
‘꼭두의 계절’은 판타지 로맨스로, ‘나쁜 형사’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다. 다만 허준우, 강이헌 작가는 이번에도 새로운 세계관 통해 기존의 로맨스물과는 조금 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승에 내려와 있는 99일 동안 원념의 대상을 찾아서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야만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저승신 꼭두의 존재부터 그런 꼭두와 얽히게 되는 한계절의 로맨스까지.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스펙터클 하게 펼쳐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준다.
전생과 현생을 오가야 했던 꼭두 역의 김정현과 한계절 역의 임수향 모두 1인 2역을 능숙하게 소화하며 ‘꼭두의 계절’ 세계관을 안정적으로 구현 중이다. 두 사람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연이 현생에서는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꼭두의 계절’만의 세계관을 확인하는 재미가 기존 로맨스물과는 다른 재미를 유발 중이다.
◆ 탄탄하게 구축된 관계, 더 깊어지는 여운
‘나쁜 형사’에서는 우태석과 범인의 두뇌 싸움이라는 범죄 드라마 특유의 흥미 외에도 그가 왜 나쁜 형사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차근차근 드러내며 메시지를 강화했었다. 이 과정에서 그를 돕는 의문의 사이코패스 은선재의 존재가 ‘미스터리함’이라는 또 다른 재미를 불어넣었었다.
특히 은선재가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사연부터 두 사람이 과거 한 사건으로 얽혀있음이 드러나면서는 더욱 애틋함을 조성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과거 한 사건을 통해 얽혀있었다는 반전과 함께 이야기의 스케일을 키우면서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했었다.
‘꼭두의 계절’ 역시도 얽히고설킨 관계망들이 이후 어떻게 이어지고, 또 풀리게 될지가 기대 포인트가 되고 있다. 주인공 꼭두와 계절부터 이미 전생부터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두 사람의 인연이 전생에서는 비극이었던 만큼, 현생에서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어떻게 애틋하게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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