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초고층 아파트 바람”…문제는 공사비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3.05.23 06:17  수정 2023.05.23 06:17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으로 35층 층수 제한 폐지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조합, 신통기획으로 층수 더 높이나

반포주공 1단지는 비용·공사기간 문제로 35층 재건축 추진

서울에서 50층 내외의 초고층 아파트로의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나오면서 한강변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새롭게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서울에서 50층 내외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나오면서 한강변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새롭게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조합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지난해 2월 최고층을 50층으로 하는 정비계획안이 통과됐으나 신통기획으로 전환해 60층 이상으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 서울시에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공고하면서 ‘35층 룰’이 폐지되자 초고층 아파트로의 재건축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부터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까지로 제한해 왔는데 이 룰이 깨지면서 초고층 단지 탄생의 초석이 마련된 것이다.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일단 동의율 30%는 확보하고 거의 50%로 마무리한 걸로 안다”며 “신통기획 신청은 동의율 30%를 넘으면 되고 최종적으로 70%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층수는 일단 신통기획 통과가 된 이후에 확정되고 아직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여의도와 압구정 등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내 주거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최고 층수 65층, 대교아파트 59층, 한양아파트 54층, 진주아파트 58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부아파트와 공작아파트도 각각 56층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반포2차와 대치 미도아파트도 최고 50층, 압구정 2~5구역은 49층 이상으로 재건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초고층으로 재건축이 된다고 한다면 건폐율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낮춘 건폐율에 대해서는 도로 용지나 주거용지로 확보를 해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초고층 설계에 따라 추가되는 사업 비용과 시간이다. 높은 건물을 지을수록 공사비는 늘어나고 정비계획이 변경으로 새로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도 조합으로서는 부담이다. 50층 이상의 아파트의 경우 대피공간 등 안전설계에 대한 각종 규제도 강화된다.


실제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16일 총회를 열어 층수를 최고 35층에서 49층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으나 부결됐다. 조합원 1980명 중 찬성 643표를 훌쩍 넘는 1297표의 반대가 나오면서 이 단지는 기존 추진 방향대로 최고 35층 재건축을 진행하게 됐다.


49층으로 계획을 변경할 경우 공사비 1500억원, 인허가 비용 300억원, 이주 금융비용 400억원 등 2200억원 가량의 사업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자 조합원들이 35층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 기간이 44개월에서 51개월로 최소 7개월 이상 늘어나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하는 곳은 공사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고 일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는 압구정, 여의도 등에 위치한 단지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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