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조선사 노조 참여한 조선업종노조연대, 쟁의권 확보 움직임
임금‧처우 개선, 정규직 숙련노동자 육성 대책 마련 등 요구
"조합원 참여율 낮아 업계 파장 미미" 예상도
2022년 4월 27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노조가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이 내달 12일로 예정한 총파업이 여느 때보다 판이 커질 전망이다. 최다 조합원 소속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에 이어 국내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업체 노조까지 총파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29일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오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금속노조와 이은주 정의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 등과 함께 ‘공동 쟁의조정신청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1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맞춘 공동파업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들은 ▲타산업에 비해 열악한 조선소 노동자들의 임금 원상회복 및 처우 개선 ▲조선소 외국인력 도입 실태 비판 및 국내 정규직 숙련노동자 육성 대책 마련 ▲이주노동자 노동안전 보장 및 차별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쟁의조정신청은 노사간 근로조건의 결정을 위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분쟁이 생길 경우 노조가 교섭을 중단하고 노동쟁의를 선언한 뒤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요청하는 절차다.
노동위원회에서 노사간 조정에 이르지 못할 경우 조정중지를 결정하면 노조는 쟁의권, 즉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통상적으로 노조는 사용자와의 쟁의를 조정하기 위함이 아니라 파업을 위한 사전 절차로 쟁의조정을 신청한다. 이번 조선업종노조연대의 공동 쟁의조정신청 역시 쟁의권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한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의 경우 이런 절차 없이 불법으로 파업을 강행해 사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내달 12일 총파업 참여를 선언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아직까지 사측과 교섭 중단을 선언하진 않은 상태로, 향후 쟁의권 확보를 위한 절차를 밟게 될지, 기아 노조와 같이 불법으로 파업을 강행할지는 미정이다.
조합원 수가 5만명에 달하는 현대차 노조에 더해 조선업계 노조 수만 명이 파업에 동참할 경우 금속노조 총파업이 산업현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조선업종노조연대에는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 대우조선지회(한화오션 노조), HSG성동조선지회, 케이조선지회, 현대삼호중공업지회, HJ중공업지회,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현대미포조선노조 등 8개 조선소 노조가 속해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중 최대 조직인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교섭 태도에 불만을 표하며 불성실 교섭이 지속된다면 30일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내달 7~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총파업이 예정된 12일 이전에 쟁의권 확보를 위한 모든 절차를 마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조선업계 근로자들이 대거 일손을 멈추고 파업에 동참하는 상황은 벌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장들은 파업과 관련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교섭 상황 등을 감안하면 노조 집행부가 쟁의권 확보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의 경우 사측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체결된 단체협약을 승계하고, 직원들의 근로 조건과 처우 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노조는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에 힘쓰겠다는 내용의 ‘노사 상생 선언’을 지난달 30일 발표한 이후 순조롭게 교섭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노조가 교섭을 중단하고 쟁의조정을 신청하긴 부적절한 상황이다.
설령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노조가 모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집행부에서 파업 돌입을 선언한다 해도 그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과거 조선업계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을 때도 조합원 참여율이 높지 않아 정상 조업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으로 인해 파업을 하면 임금을 받지 못하는데, 상급 단체의 지침에 따른 파업에 임금 손실까지 감수하며 동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조선업종노조연대 차원에서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을 결정하더라도 노조 전임자들 위주로 집회에 참여하는 선에서 그치고 현장 조합원 상당수는 정상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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