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걸음마 단계인데…로보어드바이저, 규제에 깊어진 ‘한숨’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3.08.21 07:00  수정 2023.08.21 07:00

6월 21일 이후 21개 알고리즘 운용 중단

코스콤 “투자자 보호 위해 사후심사 필수”

ⓒ게티이미지뱅크

코스콤이 로보어드바이저(RA) 관련 사후 심사를 신설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운용사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당국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제 막 시작된 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이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신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21일 코스콤 테스트베드 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국내 16개 업체에서 총 21개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운용을 중단했다. 올해 중단된 알고리즘은 총 23개로 이 가운데 2개를 제외하고 모두 최근 2개월 이내에 나온 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핀테크 기업인 파운트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해 지난 2016년 이후 6년 이상 운용해 오던 ‘우리 로보어드알파 파운트 펀드 2’의 알고리즘 공시를 중단했다.


이외에 지난 10일 하나은행도 ‘KEB하나 크래프트 자산배분 알파’의 공시를 중단했고 우리은행·NH투자증권·하나증권·교보증권 등 증권사뿐 아니라 모핀과 깃플 등 핀테크 기업들도 연이어 각 사가 운용하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중단했다.


지난 6월부터 코스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후 운용심사를 개시한 것이 있단 운용 중단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로보어드바이저 규제 합리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용하는 사업자들은 매 분기마다 코스콤의 점검을 거쳐야 한다. 참여자가 운용 내역을 제출하면 코스콤이 실제 거래 내역 등과 비교해 점검한다. 아울러 상품으로 출시된 알고리즘의 경우 연 1회 현장 실사도 실시한다.


사후운용 심사를 받지 않으면 공시가 중단되고 테스트베드를 통과했더라도 해당 알고리즘을 이용한 상품 운용 및 상용화가 불가능해진다. 아울러 사후운용에 등록된 알고리즘 하나 당 심사 수수료도 연 30만원이 청구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관련 비용 부담도 늘어났다.


규제 당국인 코스콤은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알고리즘마다 사용하는 전략이 다르다 보니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후 점점 등 검증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코스콤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며 로보어드바이저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왔다”며 “철저한 사후 점검을 통해 수익률 등 시장 신뢰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제 강화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운용을 그만두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경우 2018년 이후 빠르게 커지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자산(AUM)은 1조9426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8120억원) 대비 7.2% 증가했다.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7년 말(4220억원) 대비로는 5배 가까이 커졌다. 로보어드바이저 계약자 수 또한 지난 7월 말 기준 37만7126명으로 올해 들어 11.5% 늘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운용 중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아직 규모가 크다고 보기 힘든 걸음마 단계”라며 “로보어드바이저 특성상 운용보수도 크지 않은데 검사 절차 및 비용이 늘어나면서 향후 운용 중단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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