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도상환 규모 연중 최대 527억...발행액은 감소 추세
역방향 인버스 ETF 13억 유입...“경기 바닥통과 확인해야”
중국 베이징 증권회사 객장에서 한 남성이 대형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베이징=AP/뉴시스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ELS 시장에서 투자금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반면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금이 몰리는 등 중화권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외화 ELS 발행액은 2조111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ELS 발행 규모는 지난 4월 3조6778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5월 2조9133억원, 6월 2조6155억원, 7월 2조2626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8월 원화·외화 ELS 중도 상환 금액은 527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월별 중도상환 규모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50억원을 밑돌았으나 7월 197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급증했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과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ELS의 만기는 보통 3년으로 6개월마다 최초 기준가격 대비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 상환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중도 상환은 ELS 평가 금액의 5%를 차감한 금액을 받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하지만 ELS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돈을 뺀 것이다.
시장에선 채권 금리 상승과 주요국 증시 침체로 인해 중위험·중수익을 내건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홍콩H지수 관련 ELS 손실 우려가 커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이 지수는 지난 2021년 2월17일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인 1만2228.6까지 오른 뒤 큰 폭으로 떨어졌고 지난 1월에는 7700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이달 들어선 6300~65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관련 상품들이 H지수가 고점을 형성하던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2월까지의 기간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내년 만기가 다가오는 시점에 지수가 거의 반토막이 나면서 투자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 관련 ELS가 내년 만기 상환에서 적지 않은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등 ELS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2021년 상반기에 발행된 H지수 ELS 물량은 내년 1월부터 상반기 내내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비구이위안이 진행 중인 건설 현장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중화권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ETF에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데다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위이안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겹치며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STAR 차이나H선물인버스(H)’에는 최근 한 달 동안 1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같은기간 수익률은 5.56%를 기록했다. 이 ETF는 홍콩H지수의 반대 방향으로 1배 만큼 움직이는 상품이다.
이러한 성과에 따라 하락장에 베팅해 수익을 거두려는 중학개미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기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는 최근 1개월간 -22.64%의 손실률을 기록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중국 증시가 당국의 정책 대응과 경기 연착륙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친 뒤 경로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의 바닥 통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홍콩H지수가 6000~6800선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달 발생한 중국 부동산 리스크로 인해 6000선이 하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고 예상 밴드의 상단은 중국이 지난 7월 정치국회의에서 부양 정책을 공표한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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