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證 직원 직무상 정보 활용해 부당 이득
한투證 직원 PF 횡령 연루 등 부정 사건 줄이어
검사·제도 강화 조짐에 자체 노력 필요성 대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사모 전환사채(CB)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 임직원들이 직무상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앞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하한가 사태 등 굵직한 이슈 때마다 부정 사건이 드러났던 터라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사모 CB 발행 관련 부정 이슈가 밝혀지면서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이슈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증권사 사모 전환사채(CB)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메리츠증권 기업금융(IB)본부 임직원들이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한 상장사의 CB 발행 주선 및 투자 업무를 담당하면서 본인과 가족, 지인의 돈을 조합과 특수목적법인(SPC)에 넣었는데 자금 납입시 가족과 지인 명의를 활용했다.
이후 조합과 SPC가 상장사 CB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우회 투자했는데 수십억원 상당 수익을 거뒀음에도 회사에 투자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다 금감원의 기획검사를 통해 이들의 사익 추구행위가 적발된 것이다.
이미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 문제가 제기된 건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발생한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 증권사 직원이 연루돼 법적 처벌 기로에 서 있다. 모 증권사 부장인 한 모씨는 고객 자금 168억원과 고객 증권계좌 대여를 알선해 라덕연 일당의 투자금 유치를 돕고 약 3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 기소됐다.
또 3000억원에 육박하는 BNK경남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횡령 사건을 공모한 전직 한국투자증권 직원 황 모씨도 지난달 19일 구속 기소됐다. 황 씨는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이었던 이 모씨와 함께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77차례(사업장 17곳)에 걸쳐 2988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이 본사 영업부문 직원의 10억원대 횡령 사건을 포착하고 금감원에 자진보고해 관련 조사와 고발이 이뤄진 사례가 있기는 했지만 이같이 스스로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에서는 모 투자자문업체 대표로 강남WM센터에서 투자권유대행인으로 근무해 온 인물이 불공정거래 연루 의혹을 받았다. 해당 투자자문업체 설립자인 유명 경제 유튜버인 김 모씨가 선행매매로 인한 불공정거래 혐의로 지난 2월 기소된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후에도 4개월간 해당 투자자문업체 대표를 겸직한 자사 소속 투자권유대행인에 대한 별도의 조치가 없다가 뒤늦게 부라부랴 계약을 해지했다.
또 유진투자증권에서도 불법 리딩방을 운영 의혹이 제기된 임원에 대해 내부 감사에 이은 사직서 수리가 이뤄졌지만 제보 시점부터 조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대해 연일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사고가 검사 강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국회와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내부통제 제도 마련뿐만 아니라 관리 의무까지 법제화하는 방향으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사건들의 성격이 서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부정 문제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며 “전 금융권에서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법제화를 통한 제도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증권사들도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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