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처음으로 年 3조 전망
혜택 줄이고 반사이익
소비자 불만 직면 우려
카드 수수료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고객에게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둔 수수료가 한 해 동안에만 4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반년 만에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이대로라면 카드업계의 올해 연간 할부 수수료 실적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잠깐의 보릿고개로 여겨졌던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이익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8개 카드사들이 할부 수수료로 거둔 수익은 총 1조5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4248억원) 늘었다. 카드업계의 할부 수수료 수익이 상반기 만에 1조5000억원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의 할부 수수료 수익이 412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9.9%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카드 역시 2804억원으로, 롯데카드는 2374억원으로 각각 33.3%와 32.5%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KB국민카드의 할부 수수료 수익도 2279억원으로 71.5% 증가하며 2000억원 대를 나타냈다.
또 현대카드는 1767억원으로, 우리카드는 1056억원으로, 각각 28.3%와 34.8%씩 할부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이밖에 하나카드는 915억원으로, 비씨카드는 8억원으로 각각 77.0%와 355.2%씩 할부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
카드사 할부 수수료 수익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처럼 할부 수수료가 몸집을 불린 배경에는 예전보다 힘들어진 무이자 혜택이 자리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시중 금리 인상 본격화로 자금 조달 비용 압박이 커지자, 지난해 하반기 들어 무이자 할부 제공 범위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6개월 이상의 장기 무이자 할부는 특히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펼쳐졌다.
그런데 당시까지만 해도 금방 풀릴 줄 알았던 무이자 할부 혜택 위축 기조는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으로 지속되는 실정이다. 카드채 금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카드사들은 6~7개월까지 가능했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3개월로 줄인 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할부 이용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를 활용하거나, 전에 쓰지 않던 단기 할부로 결제하는 고객들이 그 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가 심화함과 동시에 물가까지 치솟자 할부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할부 신용판매 이용 실적은 68조8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카드사들의 할부 수수료율은 최고 19.9%로 법정 최고 금리인 연 20%에 육박한다. 2~3개월 무이자가 가능하더라도 4개월 이상 할부를 선택하면 매월 수수료가 붙는다.
카드업계로서로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무이자 할부는 카드사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서비스다. 일시불과 달리 할부는 결제액을 분할 납부하는 만큼 수수료가 불가피한데, 무이자 할부는 고객이 내야 할 수수료를 카드사가 떠안는 구조다. 납부 잔액이 쌓여갈수록 카드사로서는 압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보다 못한 무이자 할부 혜택에 고객 불만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카드업계가 소비자의 편익을 위축시키고 자신들의 실리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낳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등으로 인해 금융사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은 더욱 확대될 공산이 크다"며 "카드사들이 당장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예전처럼 활성화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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