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황현순 체제 유지...임시 이사회서 재논의 예정
“회사 먼저 생각...지금은 때 아냐”...일부 사임에 반대
대대적 변화 앞서 조직 안정 고민...후보 구체화 ‘눈길’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위기에 빠진 키움증권이 당분간 황현순 대표이사(사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쇄신 작업의 방향성에 이목이 쏠린다. 키움증권은 올해만 두 차례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돼 부침을 겪었지만 대대적인 조직 변화에 앞서 시기와 범위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정기 이사회에서 황 사장의 사임 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차후 열릴 임시 이사회가 주목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앞서 사의를 표명한 황 사장의 거취에 대해 장시간 논의를 거쳤지만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이날 일부 이사들은 현재 현안이 많은 만큼 황 사장이 당장 사임을 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황 사장이 개인적인 잘못이 아니라 회사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려고 했고 일부 이사들도 회사를 먼저 생각해 지금은 대표를 사임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키움증권이 어려울 때 황 사장이 잘해온 것들이 있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회사가 잘 돌아가게 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이용한 ‘라덕연 사건’에 이어 영풍제지 사태까지 올해 두 차례나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돼 홍역을 치렀다. 이로 인해 2000년 키움증권 창립 때부터 합류한 창업공신인 황 사장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9일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사회가 황 사장의 거취 결정을 미루면서 황 사장은 대표직을 당분간 유지하게 됐고 차기 대표를 논의하는 승계 절차도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사회는 추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재논의할 계획으로 아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 전경.ⓒ키움증권
그간 업계에선 키움증권이 황 사장의 사임에 따른 후속 절차를 밟으면서 본격적인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해왔다.
키움증권 사장 대부분이 내부 출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임으로는 내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후보군에는 엄주성 전략기획본부장 부사장과 박연채 홀세일총괄본부장 부사장 등이 거론됐다.
회사는 조직 개편과 전문 인력 확충, 리스크 관리 강화 계획도 밝힌 상태다. ‘전사리스크관리 태스크포스(TF)’를 지난달 말 발족해 사내 시스템을 전면 검토하면서 개선안을 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일환에서다.
다만 쇄신의 방향성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변화와 혁신 이전에 눈앞에 닥친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서다. 잇단 부정적인 이슈와 달리 본업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후임 논의와 경영 전략 재수립에 있어 변수가 되는 요인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고 반대매매로 610억원 회수에 그치면서 미수금이 반영되는 올 4분기에는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704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돌발 악재를 제외하면 호실적을 이어왔다는 점이 수장 교체의 당위성을 놓고 이사회가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이다. 키움증권의 3분기 기준 올해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48% 증가한 6299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61.95% 늘어난 8416억원 규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 내부에서도 조직 안정이 우선이란 말이 나오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라며 “하지만 황 사장이 이미 사임 의사를 표했고 회사 평판이 훼손된 상황에서 차기 대표 후보들이 구체화 됐다는 점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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