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퇴직연금 상품 금융사 갈아타기 연말부터 시행된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4.01.09 10:47  수정 2024.01.09 10:51

오는 11월 현물이전 본격 적용

같은 제도 간의 이동부터 시작

'울며 겨자먹기식' 매도 사라져

경쟁 유도로 수익률 제고 효과

퇴직연금 이미지. ⓒ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연말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동안 퇴직연금 가입자는 원하는 금융사로 계좌를 옮길 때 운용 중인 투자 상품을 전부 팔아치우고 현금화해야 했는데, 이제는 상품 그대로 이전할 수 있게 된다. 지난 한 해 동안 금융업권별 이해관계 대립으로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는데, 올해는 도입 시기가 확정된 만큼 관련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퇴직연금 사업자 설명회'에서는 오는 11월 현물이전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목표 계획이 공유됐다. 앞서 고용노동부·금감원·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지난해 2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이후 약 1년 만에 제도 도입 시기가 결정된 것이다.


현재는 현물이전 제도와 관련해 업무지침을 수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후 모든 금융사가 통일된 전문을 바탕으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계 기관 관계자는 "올해 11월에는 현물이전 제도를 시행하기로 사업자들과 이야기된 상황"이라며 "전산 개발이 완료되면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하고 서비스를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옮길 때 운용 중인 투자 상품을 손실 여부와 상관없이 전부 매도해야 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금융사마다 취급하는 상품이 다르다는 이유로 현금만 옮길 수 있는 탓이다. 이에 소비자 선택권이 크게 제약된다는 논란이 일면서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F가 출범됐지만, 제도 도입까지 2년가량의 기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그 배경에는 금융업권별 엇갈린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특히 전국적 영업망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은행권이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가 도입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금융사로의 고객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확정기여형·개인형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59조5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은행이 102조8023억원으로 6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증권(39조1836억원·24.6%)과 보험(17조5382억원·11.0%) 등과 비교해 압도적 점유율이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제도 도입을 위한 실질적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TF에서 지난 한 해 동안 특정 업권에 편향되지 않도록 이해관계 조율에 힘썼고, 그 결과 현재 제도 도입 시기에 대한 금융당국과 사업자 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되는 문제가 해결되고, 금융사 간 수익률 경쟁도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우선 같은 퇴직연금 제도 간의 상품 이전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금융사마다 구성하고 있는 퇴직연금 상품 라인업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금융사들이 같은 투자 상품을 보유하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관계 기관 관계자는 "우선 같은 퇴직연금 제도에서의 실물 이전부터 시작하고, 이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지난 1년 동안 특정 업권에 치우치지 않도록 의견을 조율하면서 나온 결과물이 (통일된) 전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제도가 퇴직연금 가입자한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진행하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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