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이 예정돼있는 가운데 유엔 등 인권단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앨라배마주는 이주 내로 최초로 질소 가스에 의한 처형을 실시할 예정이다.
질소 가스 사형은 사형수에게 안면 마스크를 씌운 뒤에 질소 가스를 주입해서 저산소증으로 사망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론상으로는 수감자가 호흡하는 공기를 100% 질소로 대체해 생존에 필요한 산소를 몸에서 빼앗는 것이다. 이 사형 방법의 지지자들은 이 방법으로 수감자들의 고통 없는 죽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질소 사형 대상자는 케네스 스미스다. 그는 1988년 남편의 청부를 받고 45살 여성을 살해한 죄로 35년째 수감 중인 사형수다.
이에 앨라배마주는 2022년 11월 그에게 독극물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려 했지만,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했다. 그는 미국에서 독극물 주입을 통한 사형 집행 시도에서 살아남은 사형수 2명 가운데 하나다.
이를 두고 반발의 목소리도 거세다. 유엔 등 인권단체들은 실제로 고통이 없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일종의 생체실험이라고 비판했다.
이달 초 유엔 전문가들은 성명서를 통해 "질소 저산소증이 고통스럽고 굴욕스러운 죽음을 초래할 것을 우려한다"며 "이는 국제인권법에 따라 이는 고문이나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스러운 대우나 처벌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티칸 산하 가톨릭 자선단체인 산테지디오도 이날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소 사형 집행 중단을 촉구하며, 중단하지 않을 경우 유럽 기업과 관광객에게 '앨라배마 보이콧'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선 앨라배마와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등 3개 주에서 질소 가스 처형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집행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