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일 ‘사과’ 수입 어렵다…“병해충 유입 땐 생산 줄고 큰 피해 발생”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4.03.11 16:13  수정 2024.03.11 16:16

‘과실류 등 수입위험분석 절차’ 기자간담회

병해충 들어오면 농가피해…소비자가 타격

검역 평균 8.1년…검역 절차 무시땐 피해 커

11개국과 협상 진행 중…日 8단계 中 5단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국민 과일’로 불리는 사과 가격이 크게 오르자 검역 협상을 통해 수급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는 검역 문제 등으로 당장의 수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식물방역법 등에 따라 생과실, 열매채소 등은 원칙적으로 수입 금지하고 있으며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거쳐 병해충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된 후 수입하고 있다.


과실류 등 수입은 국제식물보호협약(IPPC), 세계무역기구(WTO)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 협정 등에 근거한 과학적 증거(Scientific evidence)에 따라 시행한다.


수입위험분석 절차는 검역 전문가들이 수입금지 품목에 대한 병해충 위험을 평가하고,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 8단계로 운영한다.


단계별로는 ▲1단계 수출국 요청 접수 ▲2단계 수입위험분석 절차 착수 ▲3단계 예비위험평가 ▲4단계 개별 병해충 위험평가 ▲5단계 위험관리방안 작성 ▲6단계 수입허용기준 초안 작성 ▲7단계 수입허용기준 입안예고 ▲8단계 수입허용기준 고시 및 발효 등이다.


수입위험분석 절차는 한국을 포함해 전(全)세계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185개국이 가입한 IPPC에 근거해 WTO SPS 협정 등 관련 국제 규범에 부합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과실류 수입을 요청해 수입위험분석 절차가 완료돼 수입이 허용된 국가는 31개국 총 76건이다. 이 밖에 51개국 235건은 수입위험분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사과는 현재 외국산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진전을 보이는 곳은 일본(5단계)이다. 다만 1992년 요청에 따라 32년이 지났으나 위험관리방안 작성에 머물러 있다. 뉴질랜드·독일 3단계, 미국 2단계, 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중국·이탈리아·포르투갈·아르헨티나 등은 아직 1단계다.


농식품부는 이날 ‘과실류 등 수입위험분석 절차’ 기자 간담회를 열고 “수입위험분석 절차는 품목 특성, 수입국과 수출국의 병해충 분포 상황, 상대국 반응속도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치므로 소요기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수입이 허용된 76건의 사례는 평균 8.1년이 소요됐고, 가장 단기간에 완료된 사례는 중국산 체리로 3.7년이 걸렸다”며 “우리 농산물이 외국에 수출되기 위해 상대국 위험분석 절차를 거친 경우 평균 소요기간은 7.8년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감귤은 1999년 12월 뉴질랜드에 수출을 요청했지만 허용되기까지 23년이 걸렸다.


일본산 사과의 경우 5단계(위험관리방안 작성) 협의 과정에서 특정 병해충에 대한 위험관리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양국 간 우선순위 협의를 통해 다른 품목인 배의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사과 수입위험분석 절차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당국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이 같은 검역 절차를 생략하거나 무시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래 병해충이 유입될 경우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타 작물 피해 확산, 방제비용 증가 등으로 농가 피해가 불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과를 통해서는 과실파리류, 잎말이나방류 등이 국내에 유입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병해충이 유입되면 파프리카, 배, 딸기, 포도, 감귤, 단감 등의 수출이 전면 중단되고 수출 재개까지 긴 시간이 걸리게 된다.


실제로 국내로 불법 반입된 묘목을 통해 과수화상병이 유입돼 2015년부터 사과·배 나무를 말라 죽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불법으로 들여온 사과묘목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 평균 247억원 손실보상과 365억원 방제비용이 투입됐다. 미국과 멕시코 등 외국에서도 과실파리류 유입으로 큰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하며 감염 시 식물의 잎,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붉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국내 발생이 보고됐고 현재 발생 지역이 34개 시·군으로 늘었다.


과수화상병 유입에 따라 2015년부터 작년까지 손실 보상액은 연평균 247억원이 들었다. 방제 비용은 365억원이 소요됐다.


국내 법령이 규정하는 과실류 금지병해충은 과실파리류 47종, 잎말이나방류 6종, 과수화상병 등 총 56종이다. 이 중 수입위험분석 대상이 되는 구체적인 병해충 종류는 품목별, 국가별로 달라 국제적으로도 국가, 지역, 품목 등이 달라지면 위험관리방안을 별도로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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