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0연속 동결…"물가 부담 여전"(종합)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4.04.12 11:02  수정 2024.04.12 11:0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물가가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어 현 강도의 통화긴축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판단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3.50%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마지막 인상 이후 10회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엔 불안한 물가가 자리하고 있다. 물가가 한은의 목표 수준(2%)으로 충분히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지난 1월(2.8%) 반년 만에 2%대에 진입한 이후 농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에 반등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며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국제 유가 움직임, 농산물 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약해진 점도 한은의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3개월 연속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강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3.5% 오르면서 전월 상승률(3.2%)과 시장 전망치(3.4%)를 모두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의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2.0%포인트)으로 벌어져 있는 가운데, 한은이 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인하해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을 자극할 우려를 떠안을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라며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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