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원전 발전소 내 저장소 2030년 포화 전망
법 제정 불발시 6년뒤 발전소 정지…전력공급 영향
정부여당, 야당안 대폭 수용 의지 보여 희망 불씨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이달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다. 21대 국회는 이달 29일 회기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정부와 여야 모두 민생법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민생 법안 중 하나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이다.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028년 고리 원자력본부를 시작으로 발전소 내 습식저장조가 포화된다.
2030년 한빛 원자력본부, 2031년 한울 원자력 본부 등으로 이어지는데 해당 본부에서 운영중인 원전만 18기로 가동 중인 원전의 80%를 넘는다. 원전부지 내 임시 저장시설을 설치해 포화 시점을 연기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정부 인·허가 이후 건설에만 7년여가 소요된다.
발전소 내 습식저장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쓸 수 있는 발전소를 세워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수용한계에 도달하는 우리나라 전력공급 여력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돼있는 고준위 특별법은 김영식·이인선 국민의힘 의원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총 3건이다. 고준위법 제정 자체에 여야가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시설 확보와 이전 시점 ▲원전 내 저장시설 용량 등에서 견해가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준위법이 21대 국회에서 무산되면 여야가 발의한 법안들은 자동폐기된다. 새로 구성될 22대 국회에서 원 구성과 상임위 배정 후 유사 내용의 법안을 재발의, 논의를 시작할 경우 최소 1~2년의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정부여당이 야당안(案)을 대폭 수용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제정 희망의 불씨가 살아난 모양새다.
원전은 현재 국내 전력의 40% 가량을 공급하는 기저전원이다. 발전단가가 ㎾h(킬로와트시) 당 60원정도로 저렴한 원전 가동률이 줄어든면 전력 사용을 줄이거나 전기요금을 올려야한다.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전력소비가 많은 산업과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 경제구조와 물가상승 억제 등을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을 막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막을 수 있는 일을 서로 간의 의견차이로 민생을 어려워지게 한다면 여야 모두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마지막 한 달이 남은 국회 회기가 민생법안인 고준위 특별법을 통과 시켜 일어나서는 안되는 전력대란 가능성을 없앨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