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생분해 플라스틱 PLA·PHA·PBAT·PBS 등
국내 석화 기업, 생산공장 건설 등 투자 확대
“국내 시장 확대 위해 정부 보조금·수거 인프라 구축 필요”
석유화학업계에서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일반 플라스틱은 썩는 데 500년이 걸리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은 수개월 내 자연 분해된다. 글로벌 탄소 중립 추세에 따라 폐플라스틱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석화기업들도 생분해 플라스틱을 친환경 사업으로서 육성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SKC, SK지오센트릭,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으로도 불리는 생분해 플라스틱은 매립했을 때 물·이산화탄소·메탄가스·바이오매스 등으로 완전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대표적인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 ▲순수 미생물 기반의 PHA ▲석유 원료 중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부탄디올 등 물질을 합성해 제조한 PBAT와 PBS 등이 있다. 이중 가장 각광 받는 PLA와 PHA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의 천연물계이며 PBAT, PBS는 석유계 원료 기반이다.
PLA는 일반 플라스틱과 동등한 특성이 있지만, 환경호르몬·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 생산 비용도 저렴해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생분해 플라스틱이다. PHA는 동물성·식물성 기름을 미생물에 먹여 생성되는 고분자 물질로 바다에서 분해되는 유일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PBAT와 PBS은 열에 강하고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LG화학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플라스틱 박람회 ‘NPE 2024’에 참가해 생분해 플라스틱을 전시했다. LG화학은 PLA, PBAT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SKC의 친환경 소재사업 투자사 SK리비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PBAT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1단계로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내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7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베트남 최대 플라스틱 제조사와 손잡고 친환경 생분해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 베트남 제조사는 SK리비오 베트남 법인에 대한 지분투자와 함께 PBAT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주요 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달 적은 비용으로 화학 부산물까지 최소화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PLA 원료 ‘젖산’을 만드는 신기술을 확보했다. 젖산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그간 PLA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부산물 처리에 따른 환경부담과 처리비용을 줄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그룹 건설사 코오롱글로벌 및 네덜란드 친환경 소재 개발 전문 스타트업과 생분해 플라스틱 기술 개발을 위한 삼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음식물쓰레기를 활용한 PHA 양산 기술 개발, 음식물 자원화 시설 구축, PHA 생산 시스템 마련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2025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의 40%인 114억6890만 달러의 시장 규모를 가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PLA가 56억4850만 달러로 시장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시장 활성화가 더딘 편이다. 국내 생분해 시장은 현재 멀칭필름(농업용)과 어구망 시장에 한정돼 있고 2021년 법안 변경 후 현재도 동일해서다. 환경부는 2021년 친환경 인증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을 제외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생분해 소재 자체의 용도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 보조금 등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생분해 소재의 별도 수거·처리가 필요하다”며 “유럽은 별도로 퇴비화 시설에서 처리하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보조금과 수거·처리 인프라가 투트랙으로 가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