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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주담대 '제동'…가계대출 '속도 조절'


입력 2024.07.11 06:00 수정 2024.07.11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인뱅 금리 3% 중반까지 상승

금융당국 15일 현장점검 예고

케이뱅크(왼쪽부터)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전경. ⓒ각 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올리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파르게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우려를 표하자,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정책 모기지 상품 출시를 연기하는 등 우회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9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주기형(5년 변동)의 금리를 0.1%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기형(금융채 5년 기준) 금리 하단은 지난 8일 연 3.41%에서 3.50%로 올랐다. 이날 기초금리 변동분과 가산금리 인상분이 함께 반영됐다. 이와 함께 전세대출 역시 상품에 따라 최대 0.15%p 인상했다.


케이뱅크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은행권의 가계부채가 크게 불어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제동을 건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합산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5조3415억원 급증했다. 최근 3개월 연속 증가세로, 이 기간 15조원 이상 늘었다. 가계대출은 이번 달 들어 단 4영업일 만에 2조원 이상 더 늘었다. 케이·카카오·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가동되면서 올해 1분기에만 가계대출이 7.57% 늘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뱅이 가장 손쉽게 자산과 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인데, 이는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금융당국이 생각했던 혁신이나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일부 주담대 상품의 경우 시중은행 금리가 인터넷은행 보다 더 저렴한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연 2.87~5.70%로 최저 2%대 금리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인터넷은행 3사의 전세대출 평균금리는 연 3.50~5.9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50%~5.77%, 케이뱅크는 3.52~5.94%로 모두 최저금리가 3% 중반대다.


또 인터넷은행들은 정책 모기지 상품 출시를 연기하며 눈치 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을 상반기 중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대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상품을 출시를 미뤘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계속해서 면밀하게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 3일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부른 데 이어 오는 15일부터 현장점검을 통해 가계대출 실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도 오는 10일 은행권 가계대출 부장들을 불러 대출 동향을 점검한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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