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도 힘든 병원 1인실을 보험으로?… 과잉 경쟁 '제동'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4.08.13 06:00  수정 2024.08.13 06:00

최대 60만원 보장한다지만

숫자 극히 적어 이용 어려워

금융당국 제동에 속속 단종

병원 입원 이미지. ⓒ연합뉴스

대형 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까지 현금으로 되돌려 주겠다던 보험 특약 상품이 결국 등장한 지 한 해도 버티지 못하고 자취를 감추게 됐다. 숫자 자체가 워낙 적어 들어가기가 바늘구멍 뚫기처럼 어려운 병원 1인실을 보험에 끼워 파는 건 사실상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는 논란이 이어지면서다.


결국 금융당국까지 과당경쟁이란 지적을 내놓으면서, 이른바 1인실 보험으로 눈길을 끌었던 특약은 8개월짜리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15일부터 1인실 입원일당을 최대 60만원까지 보장하는 특약을 중단한다.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 흥국화재는 16일부터, DB손해보험은 오는 19일에 단종된다. 단종 이후부터 판매하는 상품은 30만원으로 보장이 축소될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보장 특약은 올해 초 손보사들이 기존 5만~10만원 보장하던 특약을 60만원으로 대폭 확대하며 과당경쟁이 심화됐다.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는 비급여로, 전액 본인부담을 해야 한다. 보험사들이 이 점을 파고들어 경쟁에 돌입했고, 금융당국에서 과당경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 특약은 출시될 때부터 말이 많았다. 애초에 상급종합병원에서 1인실 입원할 때만 최대 6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상급종합병원은 47곳에 불과했으며, 1인실 병상 비중도 6.8%로 극히 적다.


심지어 세종, 경북, 제주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존재하지 않고, 충북 및 전남, 울산에는 상급종합병원이 1개에 불과해 사실상 과당경쟁이 낳은 '무용지물' 특약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보험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1인실 특약 가입자가 많아 이용이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1인실이 부족해 다인실 입원할 경우 '1인실 입원비용' 담보 관련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도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상급종합병원 1인실은 45만원 안팎인데, 60만원 보장특약이 가입됐다면, 15만원정도의 차익이 남는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다쳤을 때 상급종합병원에서 1인실을 이용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결코 흔한 일은 아니"라면서 "1인실 입원일당은 보장으로 보기보다 마케팅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상급병원에서도 1인실은 보험 적용이 어렵고, 비급여라 먼저 권하지 않기도 한다"라며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다양한 특약을 끼워 팔아야 하는 게 보험사의 입장으로, 1인실 특약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의 무리한 경쟁이 소비자의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1인실은 평상시에도 공급이 적어 소비자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면서도 "최근 의료공백사태가 발생하면서 1인실에 대한 공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는 특약을 출시해야 하며, 금융당국에서도 불완전판매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험사들을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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