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세는 여기입니다" 금융권 채용 박람회에 MZ세대 '오픈런'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4.08.21 14:10  수정 2024.08.23 15:14

'역대 최대' 박람회 첫날 '북새통'

5분 면접에도 은행권 부스 인기

고졸 취업·청년 창업지원 '눈길'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24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요즘 취업시장의 대세는 금융권이잖아요.”


이곳에는 무슨 일로 왔냐는 뻔한 질문에 김정규(가명·남·25)씨는 당돌한 표정으로 답했다. 자신이 갖춘 스펙과 관심사를 따져보니 금융사에 취업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말이다. 그는 박람회에 온 김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가겠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금융권 주최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4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행사 시작 전부터 관계자들과 취업준비생, 여러 방문객들로 붐볐다. 특성화고 학생 뿐만 아니라 대학생, 군인, 재취업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젊은이들은 반짝이는 눈동자로 박람회에 마련된 부스를 훑으며 행사의 생기를 불어 넣었다.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이번 박람회에는 역대 최다 규모인 78개사가 참여해 폭넓은 금융일자리 창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는 인터넷전문은행 2개사, 금융IT 기업 5개사 등 14개사가 신규 참가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은행 취업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12개 은행에서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현장면접을 진행하고, 우수면접자로 선발되는 경우 향후 해당 은행 채용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4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은행권 부스에서 현장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복장 제한이 없고, 정장 착용이 필수가 아니며, 면접 점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그저 단정하게 입고 오라는 공지가 있었음에도 면접에 참여하는 이들은 대부분 면접 복장을 갖춰 입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구석에서 예상 답변을 중얼중얼 외우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 친구들과 삼삼오오 수다를 떨며 정보를 교환하는 무리들도 보였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이지원(여·23)씨는 “면접 시간이 5분이고 2분 휴식이라는 소식에 솔직히 여기 오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막상 와보니 오길 잘한 것 같고, 시간이 짧아서 오히려 더 긴장된다”고 웃어 보였다.


다른 한 쪽에선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 무리가 사이좋게 손을 잡고 어느 부스를 갈지 상의하고 있었다. 울산에서 왔다는 박예진(여·17)양은 “학교에서 먼저 박람회에 가보지 않겠냐고 해서 오게 됐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할 계획이라 은행 부스에 들려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물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최승민(남·27)씨는 “면접에서 질문을 엄청 많이 받아서 놀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완벽하게 준비해 올 걸 그랬다”며 답했다. 그러면서 “연봉과 복지, 갖춰야 할 스펙 등 여러 가지로 궁금한게 많다”며 “은행이 필요한 인재를 찾듯 나 또한 내게 맞는 금융사를 찾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2024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고졸 취업성공 토크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지난해와 올해 박람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실효성’이었다. 지난해는 ‘무인도 생존’을 주제로 한 문제 해결 게임을 통해 메타인지능력 등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체험관, 취업자별로 잘 어울리는 색깔이나 화장법을 알려주는 이미지 컨설팅과 불안한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타로상담이 진행됐었다.


반면 이번 박람회는 지난해 보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었다. 고졸 취업성공 토크 콘서트, 금융권 취업도전 골든벨, 청년도약 특강, 금융업권별 필기·면접 특강, 현직자 코칭챗 등이 대표적이다. 또 올해 처음으로 청년 창업가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권 창업지원 상담관'도 운영된다.


이날 개막 행사에 참석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는 미래 가능성과 꿈을 실현하는 기반"이라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다양하고 풍부한 취업정보와 기회를 최대한 제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금융권 창업 지원 상담관을 신설, 예비 청년 창업가를 지원해 청년 일자리의 저변을 넓힐 것"이라며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자리 수요를 많이 발굴하고, 청년들이 역량을 갖춰나간다면 금융권에도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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