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덱스(김진영)가 넷플릭스 ‘솔로지옥’에 메기남으로 처음 등장했을 때,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UDT 출신답게 탄탄한 근육질과 운동신경으로 섹시미를 자랑하고 과묵한 모습은 신비로움까지 자아냈다. 그러다 순간 드러나는 인간적인 허당미는 보는 이들에게 웃음까지 안겼다. 특히 ‘메기’라는 특수한 정체성 때문에 돋보인 면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연예 프로그램에 나온 일반인의 화제성이 덱스만큼 오래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가 처음 방송 활동을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은 것은 ‘가짜사나이2’(2020)였고, ‘피의 게임’(2021)을 거쳐 ‘솔로지옥2’(2022)으로 본격적으로 ‘대세’ 반열에 올랐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연예계에서 4년간 ‘대세’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은 셈이다.
오랜 생명력을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힘을 쓸 때와 뺄 때를 잘 가리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몸을 쓰는 과정에서 덱스는 매우 영리한 포지션을 취한다. 단순히 육체적 능력을 과시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간 다양한 예능에서 드러났던 것처럼 피지컬을 과시하려고 하면 할수록 보는 이들에 반감을 산다. 그런데 덱스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또 그곳에서 자신이 맡은 롤에 따라 자신의 특기인 피지컬로 매력을 뽐내기도 하고, 적당한 허당미를 보여주면서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덕분에 어느 프로그램에서든지 함께 하는 출연진과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진다. 현재 방영 중인 두 프로그램에서도 그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언니네 산지직송’(tvN)에서는 세 누나(염정아·박준면·안은진) 사이에서 귀여움을 담당하면서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해결사로 등장한다. 특히 막내 누나인 안은진과는 티격태격하는 친남매 케미로 큰 웃음을 안긴다. 심지어 ‘플러팅의 귀재’답게 남성 게스트까지 홀려댄다.
또 다른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3’(디즈니 플러스)에서는 피지컬의 최고치를 활용해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동시에 권유리(소녀시대)와 묘한 러브라인까지 형성한다. 특히 미션 수행 중 세트장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권유리를 보호하는 모습은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무엇보다 덱스의 스타성은 성실함과 솔직함에서 나온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잔꾀를 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내비친다. 유튜버 빠니보틀은 덱스를 한국에서 방송을 정말 ‘솔직하게’ 하는 사람 2등으로 꼽았다. 1등은 기안84였다. 또 그는 모르는 것에 아는 척 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은 질문을 해서 답을 얻어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왔다.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과 친분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절대 선을 넘지 않고 예의를 지키는 모습도 호감을 산다.
최근엔 ‘예능 우량주’를 넘어 활동 영역까지 넓히고 있다. 지난 6월14일 공개된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 ‘타로’의 세 번째 에피소드 ‘버려주세요’에서 덱스는 배달킹으로 불리는 베테랑 라이더 동인을 연기했다. 공개 이후 기대 이상의 생활 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얻으면서 성공적으로 연기자로 데뷔했다. 또 차기작으로는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함께 출연하고 있는 염정아와 함께 웹둔 원작 드라마 ‘아이쇼핑’에 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