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문자정보시스템 전광판에 뜬 폭염주의보. ⓒ뉴시스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조기에 강화할 경우 국내 경제의 회복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4일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탄소가격 정책에 의한 전환 리스크의 영향은 2050년 전후에 확대된 후 점차 축소되지만 정책대응이 없거나 늦은 경우, 2100년에 다가가면서 크게 확대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조기에 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온도 상승 억제 목표에 따라 4가지 대응경로를 상정해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만약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1.5℃ 이내로 억제한다면 국내 GDP가 탄소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50년경 기준 시나리오 대비 13.1% 감소하나, 이후 친환경 기술발전 및 기후피해 완화 등으로 점차 회복해 2100년경 10.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2024~2100년 중 연평균 성장률은 0.14%포인트(p) 하락한다.
기후대응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 무대응 경로로 갈 경우 GDP가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1.8% 감소하나, 이후 기후피해가 확대되며 2100년경에는 21.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때 연평균 성장률은 0.30%p 하락한다.
2℃ 대응과 지연대응 시 GDP는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각각 6.3%, 17.3% 감소하나, 2100년경에는 15.0%, 19.3%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의 경우, 2℃ 대응은 0.21%p, 지연대응은 0.28%p 하락한다.
지연 대응의 경우 2030년까지 기후대응 정책을 도입하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다가, 2030년 이후부터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2℃ 이내로 억제될 수 있도록 온실가스를 급격히 감축하는 경로를 말한다.
생산자물가의 경우 GDP 경로와 유사하게 2050년 전후에는 전환 리스크가 크게 영향을 미치며, 2100년에 다다를수록 만성 리스크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2050년까지는 탄소가격 정책 도입으로 인해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대되며 물가 상승압력이 강해지지만, 그 이후에는 친환경 기술발전으로 생산비용이 절감되며 물가 상승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
1.5℃ 대응 시 생산자물가는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6.6%까지 상승하나, 이후 점차 완화되어 2100년경 1.9% 상승에 그친다.
다만 2100년에 다다를수록 글로벌 농산물 공급충격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해 생산자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되는 만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 부가가치를 살펴보면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 고탄소 산업은 전환 리스크에 취약해 탄소가격이 상승하는 2024~2050년 중 부가가치가 감소하나, 이후 친환경 기술발전의 영향으로 부가가치 감소폭이 둔화될 것으로 봤다.
농업·식료품제조업 등은 만성 리스크에 취약해 온도 상승·강수 피해가 증가하는 2100년에 다다를수록 부가가치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화학·시멘트·철강·자동차·발전업의 부가가치는 1.5℃ 대응 시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62.9% 감소하나 이후 회복해 2100년경 32.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식료품·건설·부동산·음식점업의 부가가치는 무대응 시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1.8% 감소에 그치지만, 이후 기후피해가 확대되며 2100년경 33.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제조업 등 산업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조속히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산업 간 연계구조를 감안할 경우, 탄소가격 상승의 충격은 고탄소산업에만 그치지 않고 여타 산업으로 파급될 수 있는 만큼 산업 전반에서 저탄소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자연재해 피해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 무대응 시 태풍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확대돼 2100년경 9조7000억원(99분위 기준)에 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1.5℃ 대응 시 피해액(7조원) 보다 38% 큰 수준이다.
2100년 무대응일 때 시도별로 보면, 태풍 피해 금액은 전라남도(1조9000억원), 경상북도(1조6000억원), 경상남도(1조4000억원) 순이다.
무대응 시 홍수 피해는 점차 확대돼 2100년경 3조2000억원(99분위 기준)에 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1.5℃ 대응 시 피해액(2조1000억원) 보다 52%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2100년 경 기준 홍수 피해 금액은 경기도(7000억원), 충청북도(5000억조원), 전라남도(3000억원) 순이다.
한은은 “다만, 실물경제 영향 추정치는 우리 경제의 향후 전망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녹색금융협의체가 설정한 전환 리스크 경로(탄소가격 등)와 기상청이 전망한 물리적 리스크 경로(온도·강수량 등)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가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경제적 영향의 규모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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