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손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4136억원
수요 회복 지연, 환율하락, 해외 자회사 보수비 등 영향
기초화학 부문의 ‘자산 경량화’·운영 효율 극대화 추진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불황에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투자 축소와 기초화학 부문의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중국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흑자를 달성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413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2002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수요 회복 지연 및 환율하락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가 하락, 해외 자회사 부분보수로 인한 일회성 비용과 해상운임비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2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다시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초화학 부문의 ‘자산 경량화’와 운영 효율 극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 청산을 결정했으며, 해외법인 지분 매각을 통해 총 1조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절감을 위한 ‘오퍼레이션 엑셀런스(Operational Excellence) 프로젝트’를 상반기 여수 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 공장까지 확대 실시하고 있다.
내년 설비투자(캐펙스) 규모도 축소한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에 대해 “종전의 투자 감축 목표와 추가적인 검토를 통해 1조7000억원 수준까지의 규모로 축소했다”며 “내년 이후 (캐펙스는)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재무건전성 개선 추이를 감안해 감축 목표를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를 초과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자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시황 회복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시황 회복 전제 조건인 ▲수요 회복과 증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전체적인 수급의 개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산 피드스탁 접근이 가능한 플레이어들 간 원료 측면에서의 경쟁력으로 인해 시황이 회복되면 기존 사업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업황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도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중국 부양책에 따른 변화에 대해서는 "올해 중국은 인프라 설비, 자동차 등 이구환신 정책 이외에 금리 인하, 부동산 등의 내수 중심 경기 부양 정책을 발표했다"며 "크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고 PE·PP 등 스프레드도 8, 9월 대비 소폭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12월 이후에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있고 경기 부양 연관 산업 제품군에 제품 중심으로 올해 대비 (내년) 수요는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국의 환경 규제와 설비 노후화에 따른 폐쇄에 따른 공급 조절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30년 이상 노후된 설비 또는 에틸렌 공급 능력 연간 30만t 이하의 비효율적인 소규모 설비들을 스크랩하고 신규 대형 정유석화 설비로 일체화하는 등 구조조정과 고도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 및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 효율성 증대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규제 기준에 미달하는 설비는 에틸렌 캐파(CAPA) 기준 약 30% 정도 수준이다. 규제 기준을 미달하는 에틸렌 설비는 캐파가 1500만t 수준에 해당하며 이는 2026년에서 3년간 중국의 신규 가동 물량 2000만t으로 충분히 대체하고도 남는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추가적인 공급 증가에 대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파급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에틸렌 신증설 규모 및 수요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에틸렌 신증설 물량은 모두 중국에서 예정돼 있으며 상반기에는 지난해 지연됐던 약 3개 업체에서 약 80만t의 소규모 증설이 진행됐다"며 "하반기에는 420만t의 신증설이 계획돼 있었지만 약 300만t의 신증설 계획이 내년 초로 지연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요 글로벌 신증설 계획 중에 중동 기업들의 석유화학 통합 플랜트 증설 계획이 잇따라 축소되고 있다"며 "사우디 아람코는 자국 내 화학 신규 프로젝트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아시아에서의 JV 등 투자 확대를 통해 아시아 수요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가동률은 공급 증가분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약 80~85%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