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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O 없는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로 '트럼프 특수' 챙긴다


입력 2024.11.14 06:00 수정 2024.11.14 06:00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트럼프, 韓 조선사 역량 주목하며 협력 기대

화석연료 에너지 정책 변화로 FLNG 수요 ↑

삼성중공업, 해양설비 분야 기술력 입증 마쳐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바다 위의 LNG 공장' FLNG 독자모델 모습. ⓒ삼성중공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언급한 군용 함정 MRO(보수·수리·정비) 분야에 이목이 집중된다.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특수선 사업 부문이 없는 삼성중공업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우리 정부에 내비친 기대로 특수선과 상선 부문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길 원한다"며 향후 한국 조선업계에 MRO, 나아가 함정 건조까지 맡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같은 요청으로 즉각적인 미국발 수혜가 전망되는 기업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12일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의 MRO 사업을 따낸 이후 미국에서만 두 번째 수주다.


HD현대중공업 역시 한화오션과 마찬가지로 미군 대상 MRO 사업 참여 자격이 갖춰진 만큼 수주전에 뛰어들기만 하면 곧바로 수혜가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MRO 수주전에 뛰어들 예정이다.


MRO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던 미국발 수혜는 특수선 사업이 없는 삼성중공업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이 주력해온 해양플랜트 부문에 주목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과 함께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왔던 녹색 전환 정책들을 폐기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정책 변화로 바다 아래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하기 위한 설비 수요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해양플랜트로 분류되는 부유식 생산설비가 대표적이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부문에서 특히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2012년부터 전 세계에서 발주된 7척 중 5척을 삼성중공업이 수주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이는 세계 최대 건조 실적이다.


삼성중공업은 2조~3조원으로 추정되는 모잠비크의 FLNG 수주 계약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모잠비크 프로젝트인 ‘코랄 술’ FLNG는 이미 기본 설계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내년에도 FLNG 수주를 자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업체 델핀, 캐나다 에너지 기업 웨스턴 등과도 FLNG를 사실상 수주해 본계약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이들 프로젝트도 건당 2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바이든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중단된 신규 LNG 수출 프로젝트도 대거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량 증가가 예상되는 데 이는 LNG운반선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 LNG운반선 건조 1위 이력을 보유 중인 만큼 운반선 수요를 챙기는 데도 경쟁사보다 우위에 서 있다.


업계 안팎에서도 삼성중공업의 수혜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가스 생산 설비 등 개발에 대한 허가를 잘 안내준 측면이 있다"면서 "트럼프의 출범과 함께 관련 분야가 활성화하기 시작하면 삼성중공업 역시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특히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봐야 한다"면서 "현재 중국이 많은 해양플랜트 물량을 차지하는 모습인데,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면 대부분의 물량이 삼성중공업에 몰리며 수혜를 입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트럼프가 직접 특수선 분야를 언급해서 관심이 쏠렸지만, 해양플랜트 부문 역시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라면서 "조선 3사가 각 분야별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특히 해양 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시장 선점에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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