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분쟁을 벌여온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 어도어를 떠난다. 2019년 하이브 최고브랜드관리자(CBO)로 입사한지 약 5년 만이다.
민 전 대표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면서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지속되어온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 어도어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해왔다”면서 “그러나 하이브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길 바랐고, 하이브 내에서 뉴진스를 지켜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다면서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내부고발 이메일을 보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이브는 반성은커녕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을 꾸며내어 부끄러운 불법 감사를 대중에 전시하기까지 하는 전무후무한 어리석은 짓을 감행했다. 소수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제게 ‘경영권 찬탈’이라는 해괴한 프레임을 씌우고 마녀사냥을 하며 대기업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부지하고 비상식적인 공격을 해댔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최근 제안한 프로듀싱 업무위임계약서에 대해서도 독소조항으로 가득찼다고 다시 한 번 지적했다. 그는 “업무위임계약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R&R 협의를 하자고 하면서도 협의 전 포렌식 동의 등 이해할 수 없는 요구사항들이 포함된 비밀유지약정을 운운하며 대면 미팅만을 강요하고 R&R 문서는 제공하지 못하겠다는 이해 불가한 주장을 거듭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억지 음해 세력과 언론이 있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고 법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며 감사에 착수한 데 이어 어도어 이사회를 장악해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어도어는 지난 10월 민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으나, 민 전 대표는 자신을 어도어 대표로 재선임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달 29일 민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고, 이튿날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고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선임안을 부결했다.
어도어 소속 그룹인 뉴진스는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로 복귀시켜달라는 ‘최후통첩’을 한 데 이어 지난 13일 어도어에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해달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최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곧 떠날 것이라는 예상은 한편에서 나왔다. 그가 이달 초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최근 하이브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미 민 전 대표와 주주간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면서 풋옵션 행사 관련 법적 공방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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