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네거티브 공방 대폭 과열…'도덕성' '단일화' 놓고 난타전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5.24 00:10  수정 2025.05.24 00:18

1차 TV토론보다 공방 수위 훨씬 격화

각 대선 후보별 '흑역사' 줄소환되기도

金, '李 도덕성' 맹공…李 "소방관 갑질"

이준석, 李 '金 단일화' 질문에 "두렵나"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1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3 대선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오고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각 정당 후보들의 입이 대폭 거칠어졌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열어젖힌 '흑역사' 공세를 시작으로 두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경계하는 이재명 후보에 "편협한 망상"이라고 직격했다.


"가정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앞으로 국민의 지도자가 돼 어떻게 나라를 통합할 수 있겠나."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자질론에 대한 포문은 김문수 후보가 열었다. 김문수 후보는 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최소한의 인륜을 다 무너뜨리고 공직자로서 가장 부패한 사람이 국회를 이용해 온갖 방탄법을 만든다"며 "지도자가 되고 국민을 통합하려면 가정에서부터 통합돼야 하지 않느냐"라고 이재명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과거 형수욕설 논란 △부산 가덕도 피습사건 당시 서울 헬기 이송 및 수술 △현재 받고 있는 5개의 재판 △이재명 후보 '방탄법'으로 일컫는 형사소송법 및 공직선거법 개정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런 기본도 안 된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하고, 사회를 통합하고, 어떻게 국민을 교육하고, 국민을 통합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집안의 내밀한 문제, 어머니에게 형님이 폭언해서 그런 말 할 수 있냐고 따진 게 문제가 됐다"며 "그 점은 내 수양 부족으로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김문수 후보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다. (경기도지사 시절) 소방관에 전화해서 '나 김문수인데'라고 했는데 어쩌라는 거냐. 그렇게 권력을 남용하면 안 된다"고 반격했다.


반격에 반격이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금 재판을 5개 받고 있다. 전부 경기도지사 때 또는 성남시장 때의 일로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일제 샴푸를 사서 쓴다든지 이루 말할 수 없는 부정이 많았다"며 "사모님(김혜경 여사)도 (재판을 받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것은 이재명 후보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어마어마하게 큰 사건으로 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데, 윗물이 이렇게 탁하고 부정부패와 비리에 방탄 입법까지 하면 (이재명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됐을 때) 우리 공직이 유지될 수 있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가 소속된 그 정권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무작위 조작·기소한 결과"라며 "증거가 있으면 구체적으로 대보라. 나는 그렇게 쓴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조기 대선 국면에서의 단골 주제인 이른바 '내란 사태'도 어김없이 소환됐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주권과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황당한 내란 사태에 국민이 놀라고 있다"며 "가장 극단적인 (사회 갈등의) 형태가 바로 내란 사태다. 야당을 쓸어 없애 버리려 하고 정치적 상대를 제거하려고 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자신에 대한 공세가 집중되자,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대선이 임박할수록 자신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지목해 "(국민의힘에서) 당권을 주겠다든가 총리를 맡기겠다든가 이런 제안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내란세력 후보와 단일화를 할 건가. 거래를 하면 불법이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한국갤럽이 20~22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주(5월 3주차)보다 6%p 하락한 45%의 지지율을, 김문수 후보는 7%p 오른 36%를 기록하며 일주일 만에 한 자릿수 차이로 맹추격세를 보였다.


범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이준석 후보도 2%p 올라 10%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와 관련, 이준석 후보는 "나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이야기에 대해서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단일화에 관심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그냥 본인의 망상 속에서 계속 그것만 두려운 것"이라며 "중요한 정책을 묻는 자리에서 자기 궁금증을 해소하러 나온 것이냐. 이런 것들은 이재명 후보가 굉장히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후보는 12·3 비상계엄 당시 이준석 후보가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계엄 해제에 반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12월 3일 밤에 국회의원들 대다수가 국회 담을 넘어서 계엄 해제에 참여했는데, 이준석 후보는 담을 넘어가자는 참모에게 야단을 치며 폭언하고 말다툼하면서, 결국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결국 싸우는 척 하면서 계엄 해제에 반대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음모론적이고, 세상을 참 삐딱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민주당에도 진입하지 못한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재명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그분들도 계엄을 막을 생각이 없었던 것이냐"라며 "그렇게 삐딱한 생각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갈라치기하고 우리 편 아니면 다 적이라고 본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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