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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기차 시대 스포츠카는?… 로터스의 '선창'


입력 2024.12.01 06:00 수정 2024.12.01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英 스포츠카 브랜드이자 '경량화' 대명사

로터스 전동화 작품 엘레트라·에메야 시승기

소리없이 짜릿한 몸짓과 존재감 있는 얼굴

로터스 엘레트라 ⓒ로터스코리아

우르릉 대며 큰 소리로 사자처럼 울어야만 스포츠카라고 인정해주던 이제 시대는 지났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경계에서 소리는 없지만 더욱 짜릿하고 날쌘 주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몸소 알리고 나서는 브랜드가 나타나면서다.


로터스는 전기 SUV '엘레트라'와 전기세단 '에메야'를 국내 출시하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전기 스포츠카'의 영역을 알리고 나섰다. 전기모터를 장착한 덕분에 더욱 빠르게 속도를 높여내고, 기존 경량화 스포츠카의 기술력을 더해 날쌔고 스릴있는 운전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목표다. 로터스의 전동화 작품인 엘레트라, 에메야를 용인 스피드웨이 트랙 위에서 만나봤다.


엘레트라 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차세대 스포츠카 그 자체. 최신으로 무장한 세련된 얼굴과 커다란 몸집을 한 엘레트라는 처음 마주하자마자 '스포츠카'를 떠올리기 충분했다. 트랙 위에서 쌩쌩 달리기에 최적화된 매끈한 차체와, 깔끔하고 요즘스러운 디자인. 특별한 감흥이 느껴지기보다는 예쁜 스포츠카를 마주한 기분이 전부였다.


하지만 주행이 시작된다는 말에 차에 올랐을 때부터는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다. 화려하게 장식된 운전석에 올라 시동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리 눌러도 시동이 안켜진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시동버튼을 눌렀을 때 내부에선 어떤 소리도, 시각 장치도 변화하지 않았는데, 도움을 받으려 관계자를 부르고 나서야 시동이 켜져있단 사실을 알게됐다. 우르릉 대는 엔진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전기차'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요즘 나오는 전기차와 크게 다른 면이 있을까. 커다란 엔진 소리와 함께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터져나오는 감격을 전기차로 과연 느낄 수 있을까. 의심과 실망감에 휩싸였던 이런 감정은 엘렉트라의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로터스 엘렉트라 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엘렉트라는 '전기차'의 특성을 십분 살려 트랙 위 스포츠카들이 꿈꿔왔던 환상을 백프로 채워준다. 엔진 없이 모터로 힘을 내는 덕에 내연기관 스포츠에선 느낄 수 없었던, 순식간에 오르는 가속도와 넘치는 힘이 단연 압권이다. 엘렉트라의 출력은 이날 시승한 모델인 '엘렉트라 S' 의 경우 618마력, 고성능 모델인 '엘렉트라 R'은 무려 918마력을 발휘한다.


엘렉트라는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정체없이 훅 튀어나가는데, 이때부터 이미 스릴감이 느껴졌다. 트랙 코스는 급커브 구간이 4곳, 직진코스가 1곳 마련됐는데, 회전 구간에서는 순식간에 중심을 잡고 부드럽게 돌아내는 주행실력이, 가속 구간에선 시속 200km까지 밟았음에도 흔들리지않고 거침없이 뛰어나가는 가속력이 운전자를 압도했다.


다만, 가속구간에서 급감속 후 코너링을 할 때,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높일때 등 중간 중간 차량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내연기관차와 달리 소프트웨어로 차량을 제어하는 만큼 이 부분에서는 완성도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로터스 에메야 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에메야는 전기 스포츠카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엘렉트라에서의 이런 아쉬움까지 상쇄시켰다. 감속, 가속, 회생제동 등 모든 면에서 이질적인 느낌이 없고, 운전자에게 안정적이고 스릴있는 주행감을 그대로 가져다준다.


에메야는 전기 세단은 만큼 SUV 모델인 엘렉트라와 디자인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빠른 주행시 공기저항을 덜 받기 위한 디자인이 엘렉트라보다도 더욱 강조됐는데, 민둥산처럼 부드럽게 깎여올라가는 전면 유리가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헤드램프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되는 디자인 포인트는 살렸다.


엘렉트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회전 구간에서였다. 세단모델인 만큼 땅에 붙어서 부드럽게 돌아나가는 주행감이 일품이었는데, 기존 보급형 전기차보다도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을 타고있는 듯 했다.


로터스는 페라리, 포르쉐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3대 스포츠카 제조사로 꼽힌다. 특히 오랜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경량화'는 전기차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는데, 배터리 탓에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몸무게를 '경량화 설계'를 통해 가볍게 만들어낼 수 있었단 설명이다.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 모델들 역시 '초경량 전기 스포츠카'를 목표로 한다.



로터스 에메야 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의 명성과 달리 국내에선 소수 매니아층을 제외하곤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로터스'. 전동화로 탈바꿈한 로터스의 이번 전기 스포츠카에서를 시승한 후에는 향후 포르쉐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 차세대 스포츠카의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여겨지는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를 넉넉히 확보했단 점도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부추기는 요소다. 에메야의 주행거리는 복합 486km, 급속 DC 충전 지원을 통해 배터리 10→80% 충전을 불과 14분만에 할 수 있고, 엘렉트라의 주행거리는 복합 463km이다.


한국 시장에 유독 착하게 설정된 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두 모델의 가격은 ▲엘렉트라 1억4900만원 ▲에메야 1억9400만원 등으로, 글로벌 출시국 중 가장 저렴하다.


시동을 걸자마자 가슴을 울리는 사자 울음소리 만이 스포츠카의 기본 요소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전기차를 사랑해왔다면, 전기차 시대에 등장한 스포츠카를 타보지도 않고 실망했다면, 로터스 전기차를 가까운 곳에서 시승해보기를 권한다. 그간 사랑해왔던 스포츠카에선 경험해보지 못했을 또다른 매력이 펼쳐질 것이다.


▲타깃

- 기름값 아까워도 놓지 못한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오너

- "전기차 비싸잖아?" 국내 내연기관 스포츠카에 견줄만한 가격


▲주의할점

-뽑기인지, 모델 특성인지 모르지만 '울컥임' 고려해야

-비싼돈 주고 샀는데 몰라봐주는 브랜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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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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