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뺀' SK 임원인사…'기술‧현장‧글로벌' 초점(종합)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12.05 14:25  수정 2024.12.05 15:44

신규임원 164→145→82→75명으로 매년 축소

CEO 교체, SK디스커버리 1명…"수시 인사 통한 조기 안정화"

SK하이닉스, 사장급 CDO 인사로 HBM 우위 굳히기

AI‧DT 추진 가속화 위한 조직개편…트럼프 시대 대비한 북미 전문가 영입

서울 서린동 SK이노베이션 사옥 전경.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K그룹이 2025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주요 계열사들이 연중 수시인사를 단행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변동폭은 크지 않은 가운데 사장급 2명 승진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1명을 비롯한 C(Chief)레벨 두 자리가 채워졌다. 외부 기술 전문가를 C레벨 임원으로 영입한 사례도 있었다.


신규 임원 선임 규모는 지난해보다 축소됐고, 2023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 조직 슬림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SK그룹 측은 이번 인사 키워드로 ‘기술‧현장‧글로벌’을 꼽았다.


SK그룹은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 및 협의했다고 밝혔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기술‧현장 출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DT(디지털 전환)에 역량 결집, 지경학 이슈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인물 발굴에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SK그룹은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CEO급 자리이동은 SK디스커버리가 유일했다.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 내에 속해 있으면서도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주) 계열과는 분리된 독립 경영 체제였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처음으로 CEO급 인사 교류가 이뤄지게 됐다.


SK그룹은 “손현호 사장은 경영전략 설계와 재무 전문성을 살려 SK디스커버리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 계열은 지난 10월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 이상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등 이공계 출신 기술‧현장형 CEO 3인을 선임했고, SK스퀘어는 7월, SK에코플랜트는 5월 CEO 인사를 실시하는 등 수시인사가 이뤄지면서 이번 정기인사에서 CEO 교체는 SK디스커버리 한 곳에 그쳤다.


다른 한 명의 사장 승진자는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안현 SK하이닉스 N-S Committee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개발총괄(CDO)을 맡아 HBM 마켓 리더십을 공고화하고 DRAM/NAND 기술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한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C레벨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ARPA_E)에서 기후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CTO는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에너지부의 50여 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SK온은 신창호 SK㈜ PM 부문장을 신설된 운영총괄 임원으로 선임한다. 신 총괄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실행력을 높이고, 전략‧재무‧구매‧기획 조직 간 협업 강화로 배터리 밸류체인 최적화에 앞장선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기술‧제조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일류’ DNA의 계열사 확산에도 나선다.


SK온은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CEO에 이어, 이번에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승호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담당하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이끈 바 있다.


SK실트론과 SK(주) C&C 등에도 SK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을 전환 배치하며 '혁신 DNA'를 이식한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한다.


먼저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Global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TF를 확대 운영한다.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맡고 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하며,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센터를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하고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도 나선다. SK㈜는 CEO 직속으로 ‘AI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해 성장 사업 발굴에 나선다. SK는 11월 ‘SK AI서밋’에서 관련 생태계 확장 및 반도체‧바이오 등 제반 사업을 아우르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대응을 위한 인사도 이뤄졌다. 올 상반기 SK그룹의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는 대관 총괄에 폴 딜레이니(Paul Delaney) 부사장을 선임했다. 폴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하다 지난 7월 SK아메리카스에 합류했으며 이번 인사에서 그룹 미주 GR(Government Relations)을 총괄하도록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8개 위원회 조직 구조와 소수 정예 기조는 지속 유지하면서 기존 육성된 인력은 계열사 현장으로 전진 배치한다.


2025년 신규 임원 선임은 총 75명으로 조직 슬림화 기조가 반영됐다. SK그룹의 신규 임원 선임 숫자는 2022년 164명에서, 2023년 145명, 2024년 82명 등으로 계속해서 축소되는 추세다.


다만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은 50세 이하로 유지해 원활한 세대교체가 가능토록 했다. 올해 신규임원 평균 연령은 만 49.4세다. 최연소 임원은 최준용 SK하이닉스 HBM 사업기획 담당으로 82년생이다.


신규 임원 숫자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3분의 2는 사업, R&D,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로 채우며 ‘기술‧현장 중심’ 인사 기조를 분명히 했다. 계열사별로는 실적이 좋은 SK하이닉스에서 가장 많은 33명의 신규 임원이 탄생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술‧현장‧글로벌 중심 인사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는 한편, 연중 한발 앞선 수시 인사를 통해 빠른 조직 안정과 실행 중심의 기업문화 정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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