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 영구채 20조 육박…5%대 고금리 '압박'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12.10 06:00  수정 2024.12.10 06:00

올해만 1조4000억 가까이 늘어

빚임에도 자본 인정 장점이지만

그만큼 비싼 이자 비용 감내해야

통화정책 전환으로 부담 커질 듯

이자 부담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금융그룹이 발행한 영구채가 올해 들어서만 1조4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며 2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는 특성 덕에 빚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으로 인정받는 장점이 있지만, 연 5%대에 달하는 이자를 그만큼 오래도록 감내해야 한다는 현실은 부담 요인이다.


이런 와중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면서 고금리 영구채를 둘러싼 상대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개 금융그룹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 부채는 총 19조157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8%(1조3815억원) 늘었다.


신종자본증권은 상환 만기가 아예 없거나, 혹은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당초와 동일한 조건으로 상환을 무한정 미룰 수 있는 채권이다. 이처럼 상환을 계속 미룰 수 있는 채권이란 특성을 담아 통상 영구채로 불린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선 KB금융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이 5조82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 급증하며 5조원을 웃돌았다. 신한금융 역시 4조6001억원으로, 우리금융은 3조9103억원으로 각각 15.0%와 8.3%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하나금융도 3조7408억원으로, 농협금융은 1조8239억원으로 각각 3.7%와 19.6%씩 신종자본증권 보유량이 늘었다.


5대 금융그룹 신종자본증권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금융사 입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은 자본력 관리 차원에서도 이점이 큰 채권이다. 발행하는 회사가 만기를 정할 수 있는 구조 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책정되는 만큼, 금융사는 재무 지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이자 비용이다. 영구채는 자본력을 직접 끌어올릴 수 있는 대신 이자가 만만치 않은 채권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이 품고 있는 신종자본증권의 최고 금리는 5%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다. 각 금융그룹별 영구채의 최저·최고 이자율은 ▲KB금융 2.67~5.30% ▲신한금융 2.88~5.40% ▲우리금융 3.00~5.97% ▲하나금융 3.20~5.25% ▲농협금융 2.98~5.30% 등이었다.


이는 은행들이 발행하는 일반적인 채권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금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5년 만기가 3.126%, 10년 만기가 3.479% 정도였다.


여기에 더해 고금리가 꺾이고 있는 상황도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높은 금리로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상태에서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 역마진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0.25%p 내렸다. 이로써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는 3년 2개월 만에 비로소 종지부를 찍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력을 관리해야 하는 금융사에게 신종자본증권은 매력이 큰 자금 조달 수단"이라면서도 "금리 인하기에는 장기간 발생하는 비싼 이자 비용으로 인한 압박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확대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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