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화’ 가속, 오피스텔 월세 12개월째 상승흐름
월세 수요 느는데 공급은 위축…임대수익률도 덩달아 상승
기준금리 인하 및 전세대출 강화, 투자수요 관심 이어질 듯
오피스텔 월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와 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수요의 발길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0.35% 올랐다. 12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인천과 경기 지역의 오피스텔 월세가격도 각각 0.98%, 0.49% 오르면서 수도권의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0.5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전국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0.4% 올랐다.
반면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하락했다. 서울은 0.02% 소폭 상승했으나, 인천과 경기는 각각 0.14%, 0.28% 떨어지며 수도권은 –0.13% 변동률을 기록했다.
지방은 0.68% 떨어지며 낙폭을 더 키웠고,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0.2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 기피 현상이 짙어진 데다 전반적인 공급물량까지 줄어들면서 월세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1만6522실이다. 집값 급등기 시장이 호황이던 2021년 5만6074가구 공급된 것을 감안하면 29.1% 쪼그라들었다.
입주물량도 꾸준히 줄어 지난해 3만2214가구에서 올해는 3만2045가구 입주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부터는 입주물량이 더 줄어 1만739가구, 2027년 5168가구, 2028년 4592가구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월세 수요는 늘어나는 데 반해 실질적인 공급은 줄면서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45%다.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5.35%, 서울은 4.90%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낼 수 있게 되면서 거래량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전국 기준 오피스텔 거래량은 한 달 전보다 6.9% 늘어난 3230건이다. 거래 규모는 6627억원으로 같은 기준 13.7% 확대됐다.
업계에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수요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져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지만, 앞으로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크게 줄면서 공실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되는 만큼 안정적인 임대 운영이 가능하다”며 “금리도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오피스텔 시장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역전세난과 고금리 장기화, 대출 정책 등이 맞물려 전반적으로 임대차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아직 시장 불확실성이 커 전월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기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임대수요와 월세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