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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집값에 규제 살아날라… 매수 기로에 선 무주택자


입력 2025.03.19 06:00 수정 2025.03.19 06:00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강남3구 이어 외곽도 반등 조짐…더 복잡해진 셈법

이상신호 감지…토허제 재지정 등 규제 가능성 부상

7월 대출규제 강화 앞두고 추가 규제 거론에 딜레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점차 확산하면서 ‘내 집 마련’ 타이밍을 노리고 있던 무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뉴시스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점차 강북권으로 확산하면서 ‘내 집 마련’ 타이밍을 노리고 있던 무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단기간 집값 급등으로 정부와 서울시가 추가 규제에 나설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지금 당장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집 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 등 규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딜레마적 상황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단기간에 집 값이 급등하면서 당초 마련했던 자금 계획이 틀어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라는 호재에도 대출 등으로 추가로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매수 시기를 미루면 집값이 더욱 오를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7월 스트레스DSR 3단계가 시행되면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3월 둘째주 기준 자료를 살펴보면 그동안 집값 상승을 견인하던 강남3구 외에도 외곽지역도 반등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보합을 나타낸 중랑구와 노원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 전역에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였다.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는 추세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9만981건으로 이달 1일 9만4694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보름 남짓한 단기간에 4%가량 매물이 빠졌다.


새해 들어 기준금리가 연 2%대로 인하되면서 금융권의 대출금리가 떨어진 상황에서 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면서 매수 심리에 불을 지핀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 신호를 감지한 정부와 서울시는 합동 현장점검반을 가동하고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아파트 거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토허제 재지정 등 추가 규제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급증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등 지역별 대출 신청 건수를 들여다보고 핀셋 관리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지금 받는 대출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득 될 게 없다는 판단이 더 크기 때문에 서둘러 매수하는 쪽으로 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집값 급등으로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 대출 규제가 다시 강화될 게 뻔하다는 학습 효과가 작용하다 보니 상급지 선택이 쉽지 않은 수요자들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 지역 등 중하급지로 눈을 돌려서라도 매물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시점이 다가오고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진 상태에서 7월부턴 다시 규제가 강화될 것을 이미 시장은 알고 있다”며 “수요자 입장에선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게 맞는지 아니면 괜찮은 물건을 빨리 찾는 게 맞는지 놓고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지금의 시장 분위기는) 충분한 조정을 거친 후 집값이 올라갈 때가 돼서 올라가는 상승장이 아니라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의 구간에서 불안 심리로 발생한 이상 급등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몇 달 후 상승세는 둔화하겠지만 한 번 올라간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 인하와 서울의 공급부족 문제 등이 더해지면서 상승한 강남권 일대 집값이 굳어지면 나머지 지역들도 서서히 키 맞추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정부의 추가 규제가 나오기 이전에 발 빠르게 주택 매입에 나서려는 무주택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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