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미소목장, 공동대표‧총괄이사 인터뷰
국내 유일 자유방목 동물복지 인증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생각‧향후 계획 발표
“행복한 젖소를 키웁니다. 올바른 유제품을 만듭니다.”
지난달 31일 제주시 월평동 아침미소목장에서 만난 양혜숙(66‧여) 대표는 데일리안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침미소목장을 2대째 이어오며 남편(이성철공동대표), 아들(이원신 이사)과 함께 지역 사회에 신선한 유제품을 공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날 양혜숙 대표는 기자를 향해 “우리 목장의 사훈을 지키기 위해 아침미소목장 일동 모두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며 “사람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젖소들 역시 행복한 환경에서 좋은 먹이를 먹고 자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서 양 대표는 “사람도 수명이 있듯, 모든 동물에게도 기대 수명이 있다. 젖소는 풀 사료를 많이 먹고 곡물사료를 조금 줘야 제 수명을 다 살다가 간다”며 “우유를 많이 뽑아내려고 곡물사료를 많이 주면 평균 수명인 12년 보다 월등히 적은 4~5년만 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목장은 자연의 풀 사료를 먹여 착유량은 적지만, 온전히 건강하게 살다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체세포수와 세균 수 역시 줄어든다. 방목을 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 국내 유일 동물복지 인증…체세포 수 낮고 건강한 우유 생산
아침미소목장은 지난 1975년 설립해 3대째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유방목 동몰복지 인증을 받은 유가공 목장이다. 동물복지 인증은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동물의 본래 습성대로 키우고 사육하는 축산농장에 대해 국가가 인증하는 제도다.
관계자에 따르면 ▲관리자의 역량 ▲젖소의 건강 상태 ▲사육공간 및 환경 ▲착유시설 등 많은 부분에 대해 구비 요건을 갖춘 농장 만이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마크를 부여받는다. 마리당 337㎡(110평) 이상 면적을 확보해야만 자유방목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성철(70‧남) 아침미소목장 공동 대표는 “동물복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고 매년 갱신도 받아야 한다”며 “소가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1년 중 120~180일 이상 바깥에서 풀을 뜯으며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야 하고, 한 마리당 최소 면적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자유방목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젖소‧유가공 목장은 아침미소목장이 유일하다. 자유방목은 일정한 면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생산성이 떨어진다. 쉽게 말해 키울 수 있는 소가 한정적이다. 경영적인 면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측면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자유방목을 고집하는 이유는 행복한 소가 건강한 우유를 생산한다는 가치관 때문이다. 아침미소목장의 소에서 나온 우유는 체세포 수가 굉장히 낮다. 체세포 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 젖소가 스트레스나 질병 없이 건강할 때 낮은 수치를 보인다.
이 대표는 “체세포 수 기준으로 세계 우유 순위를 매길 때 우리나라가 2등이다. 1등 뉴질랜드 15만, 2등 대한민국 20만, 3등이 호주 25만, 그 다음은 대부분 30만이 이상”이라며 “특히 우리 목장 우유는 1년 365일 내내 평균 5만 이하로 밖에 안 나온다”고 자부했다.
연이어 이 대표는 “젖소 1000마리도 키울 수 있는 땅에서 이렇게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결국 ‘우리나라 낙농업이 가야 할 길은 우리가 가는 길이 맞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물론 이런 가치를 소비자들한테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문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우유에도 풍미라는 게 있다. 우리 목장이 원하는 풍미는 달콤하면서 신선한 맛인데, 배합사료를 많이 주게 되면 그런 맛이 많이 떨어지고 젖소의 소화 생리가 파괴된다”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건강한 소로부터 얻은 우유가 건강하고 맛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지속가능한 경영에 속도…목장의 콘텐츠화‧시장확대의 ‘힘’
이 대표는 농사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직접 생산한 풀로만 소를 키우는 것을 ‘제1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가 안 되는 크로바 종류와 알파파를 제외하고 전부 직접 생산한 유기농 인증을 받은 풀만 먹여 키우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침미소목장의 유제품은 남다른 신선함을 자랑한다. 이곳의 소들이 자유롭게 유기농 풀을 먹으며 자라는 환경에서 원유를 생산한다. 목장에서 생산라인까지 단 219m를 이동해 착유한 지 2시간 이내의 무항생제 원유로 제품을 만드는 초단거리·초신선 체제도 갖췄다.
여기에 2008년부터는 지자체로부터 낙농체험목장으로 선정되면서 외부인에게 목장을 공개하고 있다. 무료로 누구나 입장이 가능해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푸른 초원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전통놀이와 자연 친화적 놀이가 마련돼 있다.
특히 목장은 성장의 가치를 ‘지속가능한 경영’에 두고 있다. 쏟아지는 수입 유제품 속에서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과 지속 가능성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기능성, 친환경, 고급화 된 제품을 찾고 있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유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현재 미국산·유럽산 우유, 치즈 등에 대한 관세율은 11~13% 수준으로 매년 단계적으로 하락해 2026년 이후에는 0%가 된다.
이원신(41‧남) 아침미소목장 총괄 이사는 “낙농산업은 사양산업인데, 여기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목장들이 자기 만의 가치를 갖고 변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미래를 길게 봤을 때 멸균 우유가 많이 수입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농업이 살 수 있는 길은 이것 밖에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때문에 향후 목장을 운영함에 있어 다양한 고민을 하고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우리 농업이 결국 어디로 가야 하는지 경험적으로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목장도 외부인에게 개방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 이사는 현재 가업을 물려받고 내년을 기점으로 대표직으로 승진하기 위해 경영승계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농업도 과학이 되고, 기업이 된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목장 자체를 콘텐츠화 하고, 손님의 좋은 경험이 제품 구매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원신 이사는 “우리나라엔 세계적인 농업 브랜드가 없다.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프리미엄 유제품이 됐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부담 없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느끼고 갈 수 있도록 목장을 무료 개방 하게 됐다. 손님들의 경험을 토대로 성장하는 유업계의 ‘오설록’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향후 해외 시장도 키워보고 싶다”며 “현재 홍콩하고 싱가포르 쪽으로 수출도 하고 있는데 프리미엄 마켓 위주로만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한국의 유제품이 중국이나 일본의 유제품보다 조금 더 가치 있게 소비될 수 있도록 터를 잡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D-피플라운지] 초록마을 '그릭요거트' “행복하고 건강한 소에서 나온 원유로 만듭니다”②>에서 이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