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순자산 9.16% 감소…상위 15사 중 ‘유일한 하락세’
후발주자 하나운용에 순위 뺏겨…최근 3년간 5단계 추락
차별화 부재·수익률 부진에 존재감↓…좀비 ETF도 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운용업계 핵심 먹거리로 자리 잡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점유율 순위 9위까지 밀려났다.
ETF 몸집을 키우며 점유율 경쟁에 몰두하고 있는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순자산 규모 마저 홀로 역성장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1조 6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조 8021억원)보다 9.16%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1년 동안 국내 자산운용사 27곳 중 4곳의 순자산이 감소했는데, 점유율 15위 안에서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시장 순자산이 86.7% 늘어난 점까지 고려하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부진이 보다 부각된다.
순자산 총액 감소로 점유율 하락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0.41%포인트(1.3%→0.89%) 내렸다.
특히 이달 15일에는 ‘ETF 후발주자’인 하나자산운용에게도 줄곧 지켜오던 8위 자리를 내주며 9위로 내려앉았다.
앞서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5월 5위에서 6위로 밀려난 뒤 다음해인 2023년 6위에서 8위까지 무려 2단계나 떨어졌다. 이후 약 2년 동안 8위에 머물렀으나 결국 올해에는 순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연말연초 대표 및 ETF 본부장 교체부터 조직개편까지 실시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모양새다. 이 같은 부진은 ETF 시장에서 NH아문디자산운용의 존재감이 미미해진 결과로 보인다.
우선 차별화된 상품의 부재와 상장 ETF들의 수익률 부진이 문제로 거론된다. 국내 최초 글로벌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을 제외하면 특색은 물론 수익률까지 챙긴 상품이 부재한 상황이다.
현재 NH아문디자산운용은 51종목을 운용하고 있는데, 최근 한 달 기준으로 13종목만이 플러스(+)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나머지 38종목은 마이너스(-) 성적으로 무려 74.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좀비 ETF’가 가장 많다. 상장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ETF는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일 경우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 다음 반기 말까지 순자산이 50억원을 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인 ETF는 총 77종목이다. 이 중 NH아문디자산운용의 상품이 13종목으로 가장 많았고, 회사가 운용하는 전체 상품의 25.5%가 좀비 ETF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중위권이었던 NH아문디자산운용이 ETF 시장에서 꾸준히 밀려 결국 후발주자들과 경쟁하게 됐다”며 “회사 정체성이나 상품력을 입증해 점유율 하락을 방어하는 게 우선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