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트락스 '결실' BCG '중단'…GC녹십자 "백신 개발 영역 넓힌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4.20 06:00  수정 2025.04.20 06:00

국내 39호 신약 등극한 배리트락스

BCG 백신 식약처 반려 결정에 개발 중단

mRNA 백신 개발 지원 사업 5000억원 투입

GC녹십자가 질병관리청의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사 중에서 가장 많은 백신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GC녹십자가 최근 개별 백신 개발 사안을 놓고 울고 웃었다.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가 국내 39번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린 것과 달리 결핵(BCG) 백신은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축배와 고배를 동시에 마신 녹십자는 꾸준히 사업을 전개해 백신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식약처로부터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생물 테러와 같은 국가 위기 상황을 대비해 질병관리청과 함께 백신 개발을 위한 기반 연구에 들어간지 28년 만의 성과다.


탄저균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다. 치명률도 97%에 달해 꾸준한 백신 개발이 요구돼 왔다. GC녹십자의 배리트락스는 세계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감염을 막는 탄저 백신이다. 배리트락스는 방어 항원을 통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탄저병을 예방하는 방식으로 기존 세균 배양 방식의 백신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독소 인자 부작용 등을 최소화했다.


GC녹십자는 탄저 백신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어 개발부터 생산까지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안정적인 생산망 확보로 정부의 필수 비축 수요량 또한 무난하게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탄저 백신의 국산화는 백신 주권 확보 및 국가의 공중 보건 안보 증진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초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BCG 백신은 국내 생산·판매 계획을 전면 철회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식약처가 BCG 백신의 품목허가 신청을 반려하면서다.


현재 BCG 백신은 생후 1개월 이내 모든 신생아가 접종해야 하는 필수 의약품이지만,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급 불안정 문제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결핵 퇴치 2030 계획’을 통해 백신의 국산화를 추진했다. GC녹십자는 2009년 ‘국가 BCG 백신 생산 시설 구축·생산’ 위탁 사업자로 선정돼 토종 BCG 백신 개발은 물론 자체 생산과 판매까지 진행하는 과제를 부여 받았으나 결국 최종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임상 결과 유효성 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지만, 임상적 유용성 측면에서 식약처가 반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허가 실패로 GC녹십자의 BCG 백신 국산화 사업은 조기 종료됐다.


그럼에도 녹십자는 백신 개발 사업을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 17일 GC녹십자는 질병관리청의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팬데믹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mRNA 백신의 비임상 단계부터 품목허가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총 5052억원이 투입된다.


올해는 본격적인 사업의 진입 단계로, GC녹십자는 동물에서의 비임상 결과 확보와 임상 1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목표로 한다. 2019년부터 mRNA 및 지질나노입자(LNP) 전담 연구팀을 신설해 관련 연구를 지속한 GC녹십자는 자체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성 및 면역원성이 우수한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백신 국산화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mRNA 백신 개발을 본격화하려 한다”며 “검증된 자사의 백신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국내 차세대 백신 연구를 위한 가능성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신 부문의 성과는 최근 부진했던 GC녹십자의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올해 1분기 GC녹십자 영업이익이 47억원으로 흑자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예상한 올해 1분기 백신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7% 증가한 388억원이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마진 좋은 제품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독감 백신 매출이 2분기로 이연됐지만 수두 백신 배리셀라 등이 매출을 올리며 전체 백신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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