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디'한 이프아이, 널 뒤흔들 루키의 탄생 [MV 리플레이①]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5.07 14:00  수정 2025.05.07 14:00

그룹 이프아이 데뷔곡 '널디'

<편집자 주> 뮤직비디오는 음악과 안무,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담은 핵심 매체로 작용합니다. 케이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의성 있느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서사 구조, 시각적 미학, 미장센을 분석해 작품의 함축된 메시지를 조명합니다.


그룹 이프아이(카시아 라희 원화연 사샤 태린 미유)는 8일 첫 EP '엘루 블루'(ERLU BLUE)로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민 신인 그룹이다. 타이틀곡 '널디'는 풋사랑의 설렘과 혼란스러움을 노래한 곡으로, 심장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커다란 비트가 인상적이다.


'널디'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11일 만인 19일 1000만 뷰를 넘겼다.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닌 신인의 성과인 만큼 더욱 주목할 만하다. 리스너들의 반응 또한 좋은 편인데, 학교를 배경으로 한 교복 콘셉트와 멤버들의 청순한 비주얼, 몽환적인 영상미와 신비로운 음악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이프아이 '널디' 뮤직비디오
줄거리


뮤직비디오는 별똥별의 폭발과 미지의 존재를 마주한 멤버들의 모습을 훑으며 시작한다. 교복을 입은 멤버들은 곡이 전개되며 편지, 꽃, 나비 등 푸른색 오브제를 마주하고, 곡의 하이라이트에서는 흰색 의상을 착용한 멤버들이 숲에 떨어진 별똥별의 빛을 바라본다. 화면이 전환되고, 멤버들은 서로에게 꽃과 편지를 전해주는가 하면, 편지지에 담긴 푸른 구슬을 땅에 묻는다. 이 장면은 숲속의 멤버들과 연결되고, 그 순간 나무가 자라고 하늘에서 꽃가루가 떨어진다. 멤버들은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춘다.


해석


가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듯, 이 뮤직비디오는 미숙한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해석된다. 교복을 입은 멤버들은 푸른색 오브제를 따라가던 중 ‘미지의 존재’를 만나는데, 제작진은 이 존재를 흰색 의상을 착용한 멤버들로 표현했다. 교복을 입은, 즉 현실의 멤버들은 우연한 사고처럼 사랑에 빠지고, 첫사랑을 느끼게 된 소녀는 이 감정이 우주에서 떨어진 것처럼 낯설고 이질적이라고 느낀다.


영상이 전개되며 멤버들은 자신의 마음을 상징하는 푸른색 오브제를 바라만 보다가, 이것을 상대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이 마음을 상징하는 푸른 구슬을 묻으며 ‘미지의 존재’와 현실의 소녀들이 연결되자, 감정이 폭발한다. 첫사랑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겪는 내적 갈등과, 감정을 수용하면서 느끼는 해방감이 자라난 나무, 흩날리는 꽃가루, 춤추는 멤버들 등으로 표현된 것이다. 가사 또한 곡 초반부에는 ‘어색해 죽겠어’ ‘난 바보야’라고 자책하지만 곡이 전개되며 ‘숨길 수 없던 떨림이 네게 들린대도 괜찮아’라고 노래하며 자신의 낯선 감정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총평


약 3분 가량의 영상은 짧지만 완성도 높은 구성을 갖췄다. ‘널디’는 곡 초반부의 강한 비트가 매력적인 곡인데, 뮤직비디오에서는 이 부분에서 복도를 뛰어가는 카시아의 모습을 비추며 역동감을 더하고 곡의 듣는 재미와 영상 몰입도를 높였다. 감각적인 연출도 인상적이다. 특히 멤버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비주얼 포인트를 주는가 하면 ‘셀피’(Selfie)라는 단어가 포함된 가사가 흘러니올 때 의도적으로 카메라의 각도를 돌려 셀피를 찍는 멤버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미감적인 만족은 물론 가사와의 서사적 연결까지 재치있게 이끌어낸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서늘하고 푸른 색감 또한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몽환적이면서 신비로운 멤버들의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학기 초인 곡의 발매 시기와 어우러져 설레고 낯설면서 불안한 첫사랑의 감정을 담아냈다. 이는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이프아이의 감정선과 여섯 명의 소녀들을 처음으로 마주한 리스너의 감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징성은 멤버들의 스타일링에서도 드러난다. 멤버 전원이 한국인인 만큼, 교복으로도 한국적인 정서를 드러내고자 한 제작진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영상 속 멤버들은 단정한 교복을 착용하다가도, 단체 안무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넉넉한 핏의 후드집업, 차콜색 가디건, 트랙탑 등의 아이템으로 실제 10대들의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현실적인 룩을 구현했다. 과도하게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타일은 교복 콘셉트에서 종종 지적되는 왜색(倭色)을 지우고, 동시대 한국 청춘의 감성을 세련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이프아이는 데뷔작부터 뛰어난 콘셉트 해석력과 무드 소화력으로 리스너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널디’는 신인의 풋풋함을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팀의 색과 정체성을 분명히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감각적인 곡과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 여기에 섬세한 기획력까지. 평균 연령 16.8세의 사랑스러운 소녀들이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한줄평


‘널디’라기엔 너무 ‘트렌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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