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민 감독 후임으로 KCC 사령탑 전격 부임
삼성서 8시즌 동안 0.399 저조한 승률로 아쉬운 퇴장
막강한 전력 갖춘 ‘슈퍼팀’ KCC 이끌고 우승 도전
‘영원한 오빠’ 이상민이 감독으로 친정팀 KCC 지휘봉을 잡고 명예회복에 나선다.
부산 KCC이지스 프로농구단(단장 최형길)은 19일 제6대 감독으로 이상민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028년 5월까지 3년이다.
이상민 감독은 KCC의 레전드다. 그는 지난 1995년 KCC의 전신인 현대전자 농구단에 입단해 2006-07시즌까지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선수 시절 그는 KCC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1997-98시즌, 1998-99시즌, 1999-20시즌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와 1997-98시즌, 1998-99시즌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2003-04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상민 감독의 등번호 11번은 KCC이지스의 영구 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선수 이상민의 화려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도자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2007년 FA(프리에이전트) 서장훈의 보상선수로 서울 삼성 썬더스로 이적해 2010년 은퇴한 이 감독은 삼성에서 코치를 거쳐 2014-15시즌부터 마침내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감독 부임 첫해 꼴찌 수모를 겪은 이 감독은 다음 시즌 삼성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반등에 성공했다. 2016-17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까지 거두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감독의 삼성은 이후 내리막을 탔다. 삼성은 2017-18시즌 7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더니 2018-19시즌 또 한 번 최하위 수모를 겪었다. 삼성은 2019-20시즌 7위로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상민 감독은 2년 재계약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 감독은 2021-22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22년 1월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 사임했다.
당시 정규리그 최하위(7승 27패)라는 부진한 성적표와 소속 선수 천기범의 음주운전 사고 등 선수단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삼성서 8시즌 동안 이 감독은 401경기에서 160승 241패, 0.399의 저조한 승률을 찍으며 불명예 퇴장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스포츠계의 오랜 격언에서 감독 이상민도 자유롭지 못했다.
삼성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지내던 이상민 감독을 다시 끌어 안은 팀은 다름 아닌 친정 KCC였다.
지난 2023년 6월 KCC와 코치로 2년 계약을 체결했고, 전창진 감독을 보좌하며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어쩌면 KCC 사령탑을 잡은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전창진 감독과의 계약이 만료된 KCC는 레전드 이상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상민 감독은 친정팀에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잡게 됐다.
프로스포츠단의 지원 축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 시절과는 달리 KCC는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한 강팀이다. 비록 올 시즌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정규리그 9위에 그쳤지만 ‘슈퍼팀’이라 불릴 정도로 당장 차기 시즌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원팀’으로 묶는 게 이상민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다. 실패로 끝난 삼성에서의 오랜 경험과 KCC서 2년 간의 코치 경력은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스스로를 ‘실패한 감독’이라 표현한 이상민 감독이 과연 친정서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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