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카타르 측이 보잉 747기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측이 먼저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카타르 측이 먼저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이 보잉기를 제공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4명의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뒤 미 국방부가 보잉을 접촉한 결과 노후한 대통령 전용기를 교체할 새 항공기를 받으려면 앞으로 2년이 걸릴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나 대체할 항공기를 더 빨리 받기를 원했다. 미 국방부와 공군,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을 통해 다른 방법을 모색하다 카타르가 전용기로 쓸만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카타르 측에 “비행기를 사겠다”고 제의했으며 카타르 측은 돈을 받고 넘길 뜻이 있다며 제의에 응했다. CNN은 초기에는 미 정부가 보잉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임차)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항공기는 카타르 왕실이 “대가 없이” 준 ‘선물’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는 카타르로부터 받을 보잉 747을 임시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다가 그가 퇴임한 뒤엔 트럼프 대통령 기념관에 기증할 것이라며 퇴임 후에는 본인이 탑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잉) 비행기 인도가 매우 늦다”며 “카타르가 그 얘기를 들었다. 그(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는 위대한 지도자다. 우리는 얘기를 나눴고 그는 ‘만약 내가 당신을 도와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해주시오’라고 말했다. 그들은 비행기를 갖고 있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에 있던 카타르 제공 항공기를 살펴봤다고 CNN은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이 보잉기가 “우리나라에 대한 기부”라며 “미 공군에 이 항공기를 기부하겠다고 (카타르 왕실이) 제안해왔으며, 공군은 이 기부 제안을 모든 법적, 윤리적 의무사항을 준수하면서 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는 지난 14일 CNN 기자로부터 '카타르 관계자가 먼저 접근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확인해주지 않았다.
그는 이번 거래가 미국 측이든 카타르 측이든 특정 인사와는 무관하다며 “매우 단순한 정부 대 정부 거래이며, 두 나라 국방부가 우리 747-8 기종 비행기 중 한 대를 이전해 에어포스원으로 쓸 가능성에 관한 의견교환이 아직 진행 중이며 법률 검토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 비행기를 필요로 하고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카타르 측이 기꺼이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불법이라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당연히” 제안이 철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