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일주일 보낸 송언석…'김민석·법사위'로 리더십 첫 시험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6.24 04:05  수정 2025.06.24 04:05

'김민석 의혹'에 '청문회 보이콧'까지 고려

'상임위 배분 협상' 평행선에 "일당독재"

"현실적으로 巨與 맞설 방법 없다" 푸념

'국민 여론 전환' 이끌어낼지 여부에 촉각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리백확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을 마친 뒤 피켓을 든 채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거대여당과의 힘겨루기에 버거워하는 모양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응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수복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당내에선 김 후보자 청문회 보이콧과 일당독재 여론전 카드까지 꺼내들며 대여(對與)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거대의석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 섞인 전망까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지난주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송언석 원내대표가 어떤 전략으로 여당을 압박해 어떤 수준의 결과를 도출해내는지 여부가 그의 리더십을 증명할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란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국회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 의혹 등을 거론하곤 "김 후보자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며 "김 후보자가 국무총리로 임명된다면, 후보자는 이 정부의 반칙과 기회 불평등의 상징이자, 가짜 대한민국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법적 조치와 보이콧 등을 포함한 모든 카드를 동원하겠단 입장도 함게 내놨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과 관련해 꾸준히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20일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거나, 이른바 '김민석 방지법' 등을 내면서 공세를 강화해왔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대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이 번번히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의혹을 "새정부 발목잡기"라고 폄하하면서 방어막을 치고 있어서다.


김 후보자의 의혹이 확대되면서 국민의힘은 지도부까지 나서 총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자리에서 김 후보자를 향해 "인사 청문 대상자가 청문회에 필요한 자료 제출은 하지 않고 청문위원을 조롱하고 비아냥대는 글을 올리고 있다"며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 부분은 대통령께서 분명히 인지를 하고 계셔야 될 것 같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자 문제 만큼이나 국민의힘에게 중요한 현안은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이 끝난 뒤 자당이 제1야당이란 점을 들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행태가 국회 관례를 깨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견제와 균형을 흐트러뜨리는 행동이라고 반발했지만 결국 거대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6·3 대선으로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갔으니,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다시 제1야당인 자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원장은 13대 국회부터 국회의장과 제1당과 제2당이 번갈아 맡는 것이 오랜 관례였는데 그걸 20대 국회 때 민주당이 깨뜨렸다"며 "그때 내세웠던 논리가 행정부를 견제해야 된다는 논리였는데, 이재명 정부가 탄생했으니 당연히 그걸 견제하려면 법사위원장, 국회의장 중에 하나는 제2당이 가져야 되는 게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충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직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회동에서 법사위원장 협상에 실패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바뀌었고 민주당은 현재 190석 거대 여당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운영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지는 건 이재명과 민주당의 일당독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제는 현재 국민의힘 입장에서 김 후보자 청문회나 법사위원장 문제를 현실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없단 점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끝까지 반대해도 사실상 민주당에서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며 "이제 집권당이 됐으니 민주당에서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통 큰 정치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당 안팎의 시선은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인 송언석 원내대표의 리더십과 전략을 향하는 모양새다. 새 원내사령탑으로 임명된 만큼 거대여당과 얼마만큼의 진전있는 협상을 이끌어내느냐가 향후 원내를 이끌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만족할만한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인 여론전으로 전환시키는지 여부가 송 원내대표의 리더십과 전략을 증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일 열린 '김 후보자 규탄 대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 수는 60여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당내 통합이 요원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안 되는 걸 송 원내대표에게 요구하는 건 잘못된 것이지만 지금 필요한 건 실제로 뭔가를 이뤄냈다는 협상력보단 건재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날카로운 모습"이라며 "아직도 계파 간 충돌이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여당과 제대로 싸울 판이 깔려있는 만큼 송 원내대표가 최소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는 당내의 통합된 움직임만 이끌어내도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지금 중요한 건 여론전"이라며 "국민들에게 여당이 어떤 존재인지 잊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도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김 후보자와 관련한 질문에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고 야당은 극소수 인원 밖에 없어 인준을 막을 수단을 만들기는 어렵다"며 "중요한 건 의원 숫자가 아니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모든 정치는 국민 신뢰를 얻어야 정상적으로 가는 것인데 지금 김 후보자를 대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원 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랜 국회 관행이 원내 1당은 국회의장을 갖고 2당이 법사위원장을 나눠 가져서 견제와 균형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이건 어떤 정파, 정당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에게 정말 제대로 된 혜택이 가느냐,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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