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답답할 때면, 김재중의 '록스타'[MV 리플레이③]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5.22 07:00  수정 2025.05.22 07:00

뮤직비디오는 음악과 안무,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담은 핵심 매체로 작용합니다. 케이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의성 있는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서사 구조, 시각적 미학, 미장센을 분석해 작품의 함축된 메시지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가수 김재중은 19일 새 EP '뷰티 인 카오스(Beauty in Chaos)'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돌아왔다. 타이틀곡 '록스타'는 강렬한 사운드와 자유로운 에너지가 가득한 곡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이 담겨있다.


ⓒ김재중 '록스타' MV

'록스타'의 뮤직비디오는 뮤지션 김재중의 내면을 솔직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공개 하루 만에 66만 뷰를 넘겼으며, 영상을 시청한 리스너들 사이에서 눈물이 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됐다는 의미다.


줄거리


꽃밭에 누워 있던 김재중은 눈이 부신 듯 천천히 눈을 뜬다. 흰 블라우스를 입고 우수 어린 눈빛을 머금은 채 기타를 멘 그의 모습은 판타지 소설 속 귀공자를 연상케 한다. 동시에 화면은 검은색 라이더 재킷과 청바지, 볼드한 반지로 강렬한 스타일을 완성한 김재중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김재중의 어깨 위로 가시가 돋아나고, 그는 어딘가로 달려간다. 곡의 하이라이트에서 김재중은 기타를 부수고 무대 위에서 열창한 후 바닥에 누워 활짝 웃는다.


해석


뮤직비디오는 가사를 다소 직관적으로 풀어낸다. 흰색 블라우스를 착용한 김재중은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과 꽃밭이 있는 아름다운 공간에 고급스러운 비주얼로 존재하지만, 어딘가 전시되어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반면 검정색 재킷을 입은 김재중은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준다. 어둡고 차가운 공간에 주저앉아 있던 그는 이내 어디론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비를 맞으며 감정을 거침없이 분출한다. 열정적인 무대를 펼친 끝에는, 앞서 흰색 블라우스를 입은 그가 들고 있던 기타를 주저 없이 부숴버리기도 한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김재중은 무대를 마친 뒤 마침내 후회 없는 웃음을 터뜨리는데, 이는 마침내 자유를 얻은 모습으로 읽힌다.


ⓒ김재중 '록스타' MV
총평


우선 보는 재미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케하는 스타일링과 CG에서 '데스노트'의 루크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이 떠오른다. 독특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연출은 은근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 김재중의 물오른 비주얼도 한몫한다.


가사와 뮤직비디오의 장면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만큼 곡의 메시지도 잘 전달된다. 김재중의 연기력도 돋보인다. 특히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무대에 쏟아붓는 장면에서는 왠지 모를 뭉클함과 쾌감이 전해진다. 불꽃은 박자에 맞게 터지고, 기타가 부서지는 장면에서는 카메라 렌즈가 깨진 듯한 연출과 효과음을 줬다. 음악으로 금기를 깨부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스타일링으로도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 김재중은 의상 색의 대비를 통해 자신의 이상향을 명확하게 그려냈다. "가면 뒤에 숨겨진 악마 같은 모습 조차 나"라고 노래한 그는 거칠고 강렬한 모습으로 고통을 견뎌내고, 관객 하나 없는 무대를 펼치더니 후련하다는 듯 웃는다. 자유를 향한 그의 갈망이 오롯이 드러난다.


김재중은 기자간담회에서 '록스타'에 대해 "누구나 표현에 대한 갈망을 조금씩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음악을 통해 갈증해소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간의 고민들과 앞으로의 방향성이 잘 녹아들었다는 점만으로도 '록스타'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알을 깨고 나온 록스타는 어떤 세계를 그려나갈까.


한줄평


일요일 밤에 가장 많이 생각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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