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앞둔 엔비디아...삼성·SK, 젠슨 황 메시지에 '촉각'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05.28 10:37  수정 2025.05.28 10:38

한국시간 29일 새벽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엔비디아, 美의 中 수출 통제 직접 영향권

대응책에 따라 韓반도체 일부 수혜 예상

젠슨 황 엔비디아CEO가 21일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반도체 업계가 젠슨 황(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이 내놓을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피해 준비하는 엔비디아의 대응책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의 일부 수혜가 예상되면서다.


엔비디아는 한국시간 29일 새벽 2026 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실적을 공개한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이번 분기 매출 432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8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44% 증가한 수치다.


이번 분기 컨센서스는 직전 분기 실적(393억 달러)과 비교해도 상승한 전망치로, 엔비디아가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가 리스크다. 엔비디아는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용 저사양 AI칩 H20을 수출 금지하면서 이에 대한 재고 평가손실이 55억 달러(7조 6000억원) 발생할 전망이다.


젠슨 황 CEO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연일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강하게 비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젠슨 황 CEO는 지난 21일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4년 전 바이든 정부 초기 시절 엔비디아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거의 95%였는데 오늘날 50%뿐"이라며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밖에 없어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많이 줄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수출 규제로 중국 적용인 H20 제품을 팔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결국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피해 중국용 저사양 AI 칩 개발에 나섰다.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양산이 예정된 이 칩에는 고사양의 HBM이 아닌 GDDR7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생산을 목표로 또 다른 중국 수출용 '블랙웰'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GDDR7은 고성능 D램을 여러 개 쌓아 만드는 HBM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생산 난도가 낮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HBM을 일부 대체 가능하다. HBM만큼의 수익성은 담보하기 어렵겠지만, 새로운 사용처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GDDR7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GDDR7을 최초 공급했으며, SK하이닉스가 뒤를 따랐다.


전체 매출의 13% 가량이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엔비디아 입장에선 중국향 칩 개발을 멈출 수 없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국내 업계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아예 막히는 것보단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한국 업계의 최대 고객이다 보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아직까진 GDDR이 HBM 만큼의 성능과 효과를 만들어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시장이 재차 열린다는 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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