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2.75%→2.5% 인하
"환율 안정세 보인 점 금리 인하 결정 배경 작용"
"올해 3~4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금리정책 시차 두고 효과…당장 영향 없을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통화완화 정책에 속도를 붙였다. 최근 가파르게 하향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와 침체된 내수 경기가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수경기 침체가 심각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충분한 재정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2.5%로 0.25%p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 기준금리 인하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연간성장률이 1%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 충격에 휩싸였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내수경기 침체 등 경기 하강압력 대응 차원
원·달러 환율 안정세 보인 점도 인하 영향
이창용, 올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 언급
이번 금리 인하는 내수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 기업 심리 악화 등 경기 전반의 하강 압력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로 인한 외환시장 부담도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히 크지만 물가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현재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약화됐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내수 부진과 등 경기 전반의 하강 압력이 워낙 뚜렷했던 만큼,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한 차례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2회 이상 인하 하려면 대외 여건 뒷받침 돼야"
"미국 신중한 태도 유지…한은도 외환시장 의식할 것"
"성장률 전망치 절반 하향돼…사실상 경기 침체 국면"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최근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외환시장 부담이 완화된 점 또한 이번 금리인하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올해 3~4분기 중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그 이상 금리를 인하하려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 대외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미국이 관세 영향을 지켜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은도 환율이나 외환시장 불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는 그동안 금리를 내리면 가계대출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공교롭게도 최근 서울·수도권 부동산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렸는데 빚을 내 부동산 투자를 한다면 정책 효과는 사라지게 된다. 악순환을 막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만큼, 사실상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한은이 경기 대응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리정책은 올릴 땐 긴축이 잘 되지만, 인하할 땐 부양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수요 부진이 심각한 현 상황에선 금리를 인하한다고 수요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금리 정책은 통상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환율 부담이 완화된 점이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하로 현재의 내수경기 침체를 완전히 극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보다 재정정책의 역할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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