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노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눈물이 안 나네 [볼 만해?]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6.08 14:01  수정 2025.06.08 14:01

배우들의 멜로 호흡은 안정적인데, 대사가 작위적이다. 다소 억지스러운 상황 연출에 몰입이 깨지다 보니,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태양의 노래'(감독 조영준)는 한밤중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미솔(정지소 분)과 민준(차학연 분)이 음악을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지며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해 나가는 뮤직 로맨스다. 동명의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미솔은 햇빛을 받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희귀병으로 인해 단짝친구 옥경(권한솔 분)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들의 주된 대화 주제는 매일 집 앞에 오는 과일 장수 민준이다. 미솔이 '모태 솔로'인 만큼 두 소녀의 순수하고도 귀여운 '티키타카'가 기대될 만도 한데, 막상 두 배우가 읊는 대사는 다소 올드하다. 상상 속 여고생들의 대화를 스크린에 구현해낸 느낌이다.


과도한 충청도 사투리도 아쉽다. 옥경 만이 투박한 사투리로 캐릭터를 쌓다 보니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진다. 작위적인 티키타카 위에 지나친 사투리까지 더해져 보는 관객조차 민망함을 느낄 정도다.


이와 같은 상황은 코믹한 장면에서도 계속된다. 다음 장면과 대사가 연상되는 익숙한 클리셰가 반복되니 서사를 따라가던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작품의 감정선도 뚝뚝 끊긴다. 또 코미디와 휴머니즘의 이음새가 탄탄하지 않아 극의 절정에서 자연스러운 몰입이 어렵다.


다만 정지소와 차학연의 케미스트리는 분명히 빛을 발한다. 극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어설픈 분위기는 정지소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뛰어난 가창력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갖는다.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를 한 차학연의 연기력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차학연은 순수한 에너지를 지닌 민준을 안정적으로 그려냈는데, 특히 정지소의 존재감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치고 빠지는 연기력으로 높은 작품 해석력을 보여줬다.


음악 또한 듣는 재미가 있다. 악뮤 이찬혁이 감독을 맡아 '조각별'과 '옐로우 데이'(Yellow Day), '이럴 때마다 상상해', '사랑을' 등의 OST로 영화의 감정선에 힘을 더했다. 11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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