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커지자 진격하는 중국...'기회'보다 '위협'에 무게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6.11 06:00  수정 2025.06.11 06:00

정체된 시장 개화는 긍정적이나 잠식 우려

국가주도형 중국에 대응하려면 정책 대응 병행돼야

삼성디스플레이가 컴퓨텍스 2025에 단독 부스를 꾸리고 자사 OLED 기술을 소개했다. 사진은 LCD(좌)와 OLED(우) 패널이 주사율 차이에 따라 속도차를 보이는 모습. ⓒ임채현 기자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으로 발을 확장 중이다. 그간 정체됐던 OLED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지만 동시에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는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및 유비리서치 등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OLED 시장은 확장되는 추세다. 특히 모바일용이 아닌 중대형 시장에서 성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OLED 모니터 출하량은 전년 대비 80.6% 성장했고, 올 1·4분기 중대형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OLED 모니터의 시장 침투율은 올해 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트렌드포스는 밝혔다. 2028년에는 해당 수치가 5%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침투율은 OLED 모니터가 전체 모니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이같은 시장의 성장에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와 비전옥스는 한국 기업들이 주도해 온 FMM 기반 OLED 방식 외에 보다 저렴하고 확장성이 높은 FMM-Free OLED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비전옥스는 독자 개발한 VIP 기술을, 차이나스타는 잉크젯 프린팅 OLED 기술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FMM 방식은 고화질 구현에 유리하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FMM-Free 방식은 비용 효율성에서 우위를 갖는다. 실제로 CSOT는 지난해 말부터 자사 잉크젯 OLED 기술을 의료용 모니터에 적용해 양산을 시작했고, 비전옥스는 중대형 패널 시장을 겨냥해 중국 허페이에 신규 8.6세대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이같은 중국 업체들의 참전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정체돼있던 OLED 시장이 커지고 개화한다는 점에서는 '플레이어의 참전'이라는 긍정적 요소로 볼 수 있지만, 한국보다 더 저렴한 기술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현재 중소형과 대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강력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빠르다고 보고 있다. 특히 FMM-Free OLED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이 누려온 고부가가치 경쟁력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서는 OLED 초격차 R&D와 무기발광 R&D 초석 마련을 동시에 진행하며 디스플레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협회 측은 "OLED는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온 대표 기술이나, 최근 중국이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바탕으로 한중간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 중"이라며 "한국이 독보적 시장 주도권을 지닌 중소형 분야에도 올해 이후 생산능력 기준으로 중국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측돼 디스플레이 특별법 등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 진입은 OLED 시장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가격 경쟁력에 기반한 공세가 이어질 경우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OLED 시장이 커질수록 한국 기업의 기회도 커지지만, 대응을 잘못하면 위기가 될 수 있다. 중국의 국가주도형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차원의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