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USA 2025]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 “특허 안전장치 탄탄하니 빅파마가 협력 제안”

보스턴(미국) =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6.19 17:41  수정 2025.06.19 18:35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 인터뷰

할로자임과의 특허 소송 ‘긍정적 결과’ 확신

ALT-B4 결합 제품 2040년 이후까지 특허 보호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바이오 USA 알테오젠 부스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특허는 바이오 기업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세계 최대 바이오 산업 행사인 ‘바이오 USA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 글로벌 빅파마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알테오젠의 부스가 한국관 한편에 꾸려졌다. 현장에서 만난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알테오젠의 위상을 실감한다”며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전했다.


전태연 부사장은 “매년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우리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과거에는 미팅을 제안하고 기술을 설명하기 바빴다면, 이제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먼저 찾아와 협력을 서두르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 MSD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이후 한동안 논의가 부진했던 다른 기업들이 다시금 적극적으로 협상을 재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로자임, 우주의 별보다 많은 권리 주장”


최근 업계의 최대 화두는 경쟁사인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의 파트너사 MSD 간의 특허 분쟁이다. 현재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기업은 미국의 할로자임과 한국의 알테오젠 뿐이다.


할로자임은 출시를 앞두고 있는 ‘키트루다SC’가 자사의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효소 및 변이체 ‘엠다제’ 특허 다수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MSD는 지난해 11월부터 할로자임의 엠다제 관련 특허 13건에 대해 미국 특허청(USPTO)에 특허무효심사(PGR)를 제기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최근 특허심판원(PTAB)이 할로자임의 핵심 특허 3건에 대해 정식 심리 개시를 결정하면서 키트루다SC 출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PTAB 결정으로 할로자임의 특허 침해 소송이 자동으로 중단된 것이다. PGR 최종 결정까지는 최대 12개월이 소요돼 사실상 할로자임의 소송을 통한 출시 저지 전략이 무력화됐다.


전 부사장은 “MSD가 할로자임의 엠다제 관련 특허 13건에 대해 무효 심판을 청구했고, 최근 미국 특허심판원이 그 중 3건에 대해 심판 개시를 결정했다”며 “이는 특허심판원이 MSD의 주장에 상당한 논리가 있다고 판단, 할로자임 특허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할로자임 특허의 허점을 모래알의 개수로 설명했다. “할로자임은 특허에서 10의 60제곱에 달하는 방대한 수의 변이체를 자신들의 권리라고 주장했다”며 “이는 지구상의 모든 모래알이나 우주의 별보다도 많은, 현실적으로 검증 불가능한 숫자”라고 말했다. 특허의 기본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것이다.


전 부사장은 “사실 처음부터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며 “MSD가 할로자임의 특허를 공격하는 논리가 우리가 내부적으로 분석했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며 결과는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잘 보살핀’ 특허 하나의 경쟁력

알테오젠의 자신감은 단순 특허 리스크 해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전태연 부사장은 알테오젠의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와 그것을 관리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전 부사장은 “지식재산(IP)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을 보살피듯 끊임없이 관리해야 하는 자산”이라며 “단순히 특허를 등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잠재적 위협을 사전에 파악하고 방어 전략을 세우는 적극적인 관리가 알테오젠의 핵심 철학‘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잘 보살핀’ 특허는 파트너사에게 강력한 ‘이중 안전장치’를 제공한다. 전 부사장은 “만약 파트너사 제품의 핵심 물질 특허가 무효가 되거나 만료되더라도 자사의 ALT-B4 기술과 결합한 최종 제품은 2043년까지 유효한 알테오젠의 특허로 계속 보호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부사장은 이어 “글로벌 빅파마들은 자신의 수조원대 핵심 자산을 지켜줄 단 하나의 안전장치라도 더 가진 파트너를 선택하기 마련”이라며 “이것이 바로 수많은 기업이 알테오젠을 찾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알테오젠 경쟁자는 ‘알테오젠’

알테오젠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전 부사장은 “언제나 그러했듯 기술의 가치는 영원할 수 없기에 언젠가는 우리 기술을 대체할 더 뛰어난 제3의 개발자가 나올 것”이라며 “우리는 그 제3의 개발자가 바로 알테오젠 자신이 되도록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비만치료제와 같은 파이프라인 확장과 자회사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 또한 이러한 미래 준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전 부사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투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해 특허 이슈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회사를 믿고 기다려주신 주주분들께 감사하다”며 “알테오젠은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하기보다 항상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소통해왔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믿고 격려해준다면 앞으로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심장부에서 만난 알테오젠은 단순 기술수출 기업을 넘어 글로벌 SC 제형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기반엔 독보적인 특허 전략과 다음 혁신을 준비하는 미래 설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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