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美정부,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계획"
최종 결정은 아직…트럼프 정부 이견 조율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상황 예의주시 중"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장비 반입을 제한할 것이란 방침을 통보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TSMC에도 같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때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규정을 통해 미국의 규제를 피했다.
2022년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우리 기업들은 VEU 규정을 통해 미국산 장비 반입이 가능했다.
현재 주요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VEU 제도 폐지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같은 평가에 힘이 실린다.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공장 운융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서 인텔로부터 인수한 솔리다임 낸드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재 양사는 중국에서 글로벌 물량의 20~40% 수준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가 VEU를 폐지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향후 해당 공장에서 선단 제품으로 공정 전환이 진행될 때 주요 장비가 공급되지 못하면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방침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WSJ는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국방부 등 다른 부처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대하는 측에선 해당 조치가 오히려 중국 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아직 확정된 바가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전략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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