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창 신한은행 외환본부장 인터뷰
출시 1년3개월, 누적 이용액 3조 돌파
고객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혜택' 집중
"이제는 혜택을 많이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원할 때 진짜 필요한 혜택을 주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지난달 30일 데일리안과 만나 단단한 어조로 말을 시작한 이해창 신한은행 외환본부장. 그는 신한은행의 '쏠(SOL)트래블 체크카드'의 상품 기획부터 운영, 마케팅 전략까지 모두 진두지휘한 핵심 인물이다.
계좌 기반의 해외결제 카드라는 낯선 포맷을 시장에 안착시킨 데 이어, 올해 안에 '300만계좌 달성'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하반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는 "출시 5개월 만에 100만계좌를 달성했다"며 "올해 300만계좌 목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국내 연간 출국자의 절반 이상을 아우르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 확실한 전략과 실행력만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본부장은 "무작정 혜택을 많이 주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혜택은 고객의 실제 사용 목적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의 말에는 흔들림이 없었고, 모든 문장에는 철저한 고객 데이터 분석과 시장 구조에 대한 고민이 묻어 있었다.
그는 '고객 중심'이라는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어떤 고객이, 어디서, 무엇을 결제하는지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단순한 캐시백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혜택'을 주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직구·항공·호텔 등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카드 라인업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본부장은 "고객의 이동 경로와 소비 패턴을 따라가는 카드가 돼야 한다"며 "상품 하나하나를 고객 맞춤형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직접 카드 사업을 총괄하면서 얻는 강력한 마케팅 파워도 내세웠다. 그는 "카드사는 보통 기획만 하고, 마케팅은 대행사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쏠트래블카드는 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의 범위가 훨씬 넓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아직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고객이 진심으로 만족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카드 재사용률과 충성도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쏠트래블 체크카드가 1년3개월 만에 누적 이용액 3조원을 돌파했다. 이 수치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시는지.
단순한 수치를 넘어, 'SOL트래블'이라는 브랜드가 여행카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각인됐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현재 이용 비중은 국내 50%, 해외 50%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일상 생활 속 필수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국내 5개 은행 기준 점유율 38%로 1위를 기록, 14개월 만에 단일 상품으로는 최초로 200만장 발급을 돌파했다.
▲ 4월 기준 시장 점유율 38%로 1위를 기록했다.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무엇인지.
출시 초반, 전 세계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이라는 파격적 혜택으로 고객의 관심을 끌었다. 덕분에 출시 5개월 만에 100만장을 돌파했다. 국내 편의점(5%)·교통(1%) 할인 서비스가 일상 이용을 늘려, 국내 사용 비중이 56%에 달한 것도 주효했다. 또 다양한 이벤트와 바이럴 마케팅(뉴진스 협업, 독박투어 등)도 효과적이었다.
▲ 쏠트래블 카드는 기존 트래블 카드와 어떤 점에서 가장 차별화되었나.
솔트래블은 은행 계좌 기반의 카드로, 다른 카드사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외화 유동성에 따라 USD 1.25%, EUR 0.75%의 특별 금리를 제공하고, 재환전 시 별도 수수료 없이 환율우대 50%를 제공한다. 또 국가별 특화 혜택을 탑재해, 미국(스타벅스), 일본(편의점), 베트남(그랩, 롯데마트)에서 5% 할인을 제공한다.
▲ 최근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함께 발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 고객층은 어떤 특징을 보이나.
전체 이용자의 58%가 여성(20대는 여성 비중 66%)이고, 2030대 MZ세대가 47%를 차지한다. 연령별로는 5060대도 29%에 달해 전 연령대 카드로 확장 중이다. 주요 이용국가는 일본(48%), 베트남(18%), 미국(12%) 순이다. 특히, 일본 여행객을 겨냥해 출시한 ‘SOLT J’는 여성 비중이 65%인 가운데 20대 여성 비중이 73%에 달하며 반응이 뜨겁다.
▲ 여행 시 카드 이용 목적은 어느 항목이 가장 많은가.
쇼핑(83%), 식당·카페(76%), 교통(40%), 숙박(32%) 순으로 사용된다. 그 외에도 유학생의 등록금 납부, 병원비, 세탁소, 유치원 비용 등 장기 체류 고객의 실생활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 6월30일부터 도입된 키오스크 즉시 발급 서비스에 대한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
서울역과 김포공항에 시범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출국 당일에도 현장에서 즉시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여행 직전 카드가 필요한 고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 해외 사용 시 환율 변동이나 보안 문제 등 리스크 요인도 있을 텐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한은행의 전략이 있다면.
카드사에서 FDS(이상징후시스템) 운영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상거래 감지 시 자동 거래정지가 등록된다. 우선 FD팀(24시간 운영)에서 1차 유선연락해 본인 사용이 맞는지 확인 후 거래 해제한다. 통화실패 시 앱푸시 및 이메일로 동시 발송하고 카드앱 AI챗봇을 통해서도 해제 매뉴 이동이 가능하다.
▲ 향후 쏠트래블 체크카드의 업그레이드나 추가 혜택 계획이 있다면.
고객의 실제 니즈를 반영한 혜택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국가별 특화 카드 라인업 확대, MZ세대 취향을 겨냥한 이벤트, UI/UX 지속 업그레이드, 키오스크 즉시발급 전국 확대 등 고객 중심 전략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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